올해 2분기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에 육박하는 등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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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업에 타격을 준 '엔저'의 가파른 약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데다 20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유럽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0조 달성 가능성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으로 주요 상장사 118곳 중 72.9%인 86곳의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독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8천104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는 53.4%나 많고 1분기 예상치(8조5천억원)보다도 15.2%나 증가한 것이다.

이번 달부터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갤럭시S4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4의 2분기 판매대수가 2천200만대 가량 될 것으로 기대하며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계속 상향조정 중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내수 부진으로 1분기에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는 충격에서 다소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조3천617억원으로 전분기 추정치보다 14.6% 늘었고 기아차는 9천972억원으로 16.9% 증가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고 보통 2분기가 계절적으로 성수기라는 점이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D램 판매가격 상승효과가 2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만3천231%나 증가한 3천820억원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 에너지(5곳)의 2분기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보다 4천84%나 늘었고 IT(15곳), 통신서비스(4곳)는 각각 50.2%, 41.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산업재(33곳) 34.3%, 의료(2곳) 32.4%의 증가율이 전망됐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지속할 수 있고 세계 경기가 본격적인 개선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는 낮은 상장사도 있다.

POSCO는 2분기에 성수기를 맞아 영업이익이 1조498억원으로 1분기보다 19.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발 실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지 않아 실적 전망치의 하향조정 가능성이 있다.

◇ 추경은 호재, 엔저는 악재

2분기 기업 실적은 한국정부의 추경, 엔화 약세, 세계경기 회복 등의 진행속도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4월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시행하고 상반기에 재정을 60% 이상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추경의 규모는 세입감소분 12조원에 세출증액분(α)을 더한 '12조원+α'로 제시해 실제 제출될 예산안은 20조 안팎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2009년 28조4천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가 좋아질 여건은 아니지만 정부가 나서서 추경을 하고 경기부양책을 펴면 결국 돈이 기업으로 들어간다"며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4분기부터 국내 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 약화를 초래한 엔화 약세는 최근에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엔저 부담은 이달 초 중에 다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양적 완화를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계 투자은행 등은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엔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수출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 여건도 개선되고는 있지만 확연한 개선세는 아니라는 점에서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고용시장과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재정지출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로 성장률 전망은 하향되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택시장, 고용시장 개선이 아직 실질적인 소득과 소비의 개선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고 소비 증가가 미국의 대외상품 수입의 증가로 이어져 한국의 수출을 자극하는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 가능성 때문에 통화 긴축 우려가 나오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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