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0만명에 ICT활용 교육 “소중한 경험 살려 봉사할 수 있게”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20년 동안 한자 학원을 운영했던 이경복 씨(78·여)는 2년 전 KT의 사회공헌 전담조직인 ‘IT서포터즈’로부터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처음 배웠다.

자신감이 붙은 이 씨는 최근 아이패드를 활용해 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자교육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안덕희 씨(61·여)는 30년간 간호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이덕신 씨(59)는 KT 퇴직 후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들은 KT의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 ‘시소’(cafe.naver.com/sisonet)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봉사활동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KT는 앞으로 이 같은 은퇴한 ‘재능 나누미’들에게 일정 수준의 경제적 보상을 제공해 ‘사회공헌 일자리’를 확대할 예정이다.

KT는 고용노동부와 손잡고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은퇴자를 위한 사회공헌 일자리 1000개를 3년 내에 만들겠다고 2일 밝혔다. 이를 위해 10만 명의 은퇴자에게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1만 명에게 재능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1000명의 시니어 전문 강사도 선발한다.

사회공헌 일자리란 회당 5만 원 안팎으로 금전적 보상은 크지 않지만 자기만족과 성취감에 의미를 두는 봉사 성격의 일자리를 말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시니어들은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KT는 이에 앞서 이 같은 형태의 봉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시소’를 시작했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은퇴자들은 시소를 통해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 및 취약계층을 찾을 수 있다. KT는 시소를 토대로 장기적으로는 은퇴자 중심의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KT가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은 2007년 출범한 IT서포터즈의 사회공헌활동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달 29일 IT서포터즈 7기 발대식에서 “IT서포터즈 출범 이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며 “국민 모두가 행복한 IT 세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IT서포터즈 대원 200여 명은 지난 7년간 26만여 회의 활동을 통해 약 230만 명을 정보기술(IT)의 세상으로 안내하는 성과를 거뒀다. KT가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나선 것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급증한 은퇴자에게도 봉사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KT는 우선 올해 은퇴자 2만 명에게 ICT를 교육하고 2000명에게는 재능 나눔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0여 명의 전문 강사를 선발해 IT의 역기능을 막고 시니어 스마트폰 교육 분야에 활용하기로 했다.

KT 공유가치창출(CSV)단 최재근 전무는 “은퇴자들이 청소년들의 멘토로서 제2의 삶을 찾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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