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신상 공개된 회원들 무차별 '마녀사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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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회원 명단에 포함된 국내 인사들에 대한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이들이 실제 이적행위를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회원으로 지목된 이들 중에는 업무나 연구 목적 또는 단순 호기심으로 가입한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 무차별적인 신상털기에 따른 '마녀사냥'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5일 보수성향 웹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로부터 우리민족끼리 가입자로 지목된 우문숙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은 "10여년 전 일이라 가입한 사실조차 기억나지 않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밝혔다.

우 국장은 "2002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니 만약 가입했다면 북한 관련 자료수집 차원이 아니었을까 싶긴 하다"며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북한 관련 공부를 하던 사람들은 그런 사이트를 다 봤다"고 말했다.

우 국장은 화면 갈무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을 비방한 내용의 인터넷 게시물을 채증하고서 향후 법적 대응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황순규 통합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자신을 우리민족끼리 회원으로 지목한 한 일베 회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진보당에 따르면 해킹으로 유출된 명단에 있는 이름은 이순규(여성)로, 아이디가 비슷할 뿐 황 위원장과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명단에 자신의 계정이 오른 한 일베 회원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무료로 각종 자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인 줄 알고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했다면서 "호기심 반 자료 다운로드 반으로 가입했고, 그 뒤로는 가입한 줄도 모르고 죽 지내다 어제야 알게 됐다"는 글을 일베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는 신상털기로 계정 소유자의 이름과 직업, 소속기관 등이 공개되고 휴대전화 번호나 가족사진까지도 등장하고 있다.

이밖에 단순히 이메일 주소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엉뚱한 사람을 찍어 가입자로 지목하는가 하면, 북한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화면을 갈무리해 올려놓고 해당 계정 소유자를 간첩으로 규정한 게시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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