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브랜드·CEO 전격 교체에도 성과 없어, 2년 연속 적자 기록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이 공격적 마케팅으로 믹스커피와 커피머신 시장에서 각각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네슬레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커피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네슬레는 최고경영자와 대표브랜드를 교체하는 등 극약처방을 내놨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네슬레는 1989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커피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병커피가 대세였던 당시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43%를 점유, 절대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동서식품이 1987년 ‘맥심’ 브랜드로 커피믹스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킨 뒤 점유율을 80% 선으로 끌어올릴 때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2000년 들어 생산을 시작했지만 2010년 말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계 최대 식품기업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수모를 당하기 시작했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이 최고 40~50% 떨어질 정도로 치열한 할인·판촉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들에게 존재를 각인시켰다.

이에 비해 네슬레 상품은 매장에서 뒤로 밀려나며 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네슬레는 동서 남양과 달리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의 유통을 각기 다른 업체가 맡고 있기 때문에 통일된 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네슬레는 2007년 고급 커피머신 ‘네스프레소’에 이어 2011년 저가형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를 내놓고 국내 커피머신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절대 아성’을 구축했다.

그러나 작년 동서식품이 돌체구스토와 가격대가 비슷한 ‘타시모’를 출시, 1년 만에 점유율 30%대(판매 대수 기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국네슬레는 최근 타시모에 대응하기 위해 커피캡슐 30상자를 사면 돌체구스토 기계를 공짜로 주는 행사까지 벌였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네슬레 본사는 최근 10년 장수했던 한국인 CEO 이삼휘 전 사장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23년 장수 브랜드였던 ‘테이스터스 초이스’도 버리는 초강수를 뒀다.

한국네슬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717억 원으로 1년 전(3937억 원)보다 5.6% 줄었다. 또 영업손실 155억 원을 기록, 2011년(264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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