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터넷뱅킹 마비, 해킹 아닌 주요 부품 고장”


지난 10일 오후 발생한 농협은행의 인터넷뱅킹 마비가 해킹 때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11일 “농협의 전산사고가 잦은 배경에 취약한 ‘IT 지배구조’가 작용했다고 보고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농협은행 데이터베이스(DB) 서버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입출력장치(I/O)를 연결하는 주요 부품이 고장을 일으켰다”며 “외부 해킹에 의한 장애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농협측은 지난달 20일 농협은행 본점과 영업점의 컴퓨터와 자동화기기(ATM)가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마비된 것과는 원인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날 농협은행은 오후 6시20분께부터 3시간25분 동안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이 장애를 일으켰으며,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의 인터넷 서비스도 문제를 일으켰다.

금감원은 농협이 걸핏하면 전산사고로 말썽을 낳는 문제와 관련해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농협 금융계열사 경영진의 잘잘못을 철저히 따져 문책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농협은행과 농협생·손보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으며, 그룹 내 IT 시스템을 총괄하는 농협중앙회로 검사 대상을 확대했다. 중앙회 검사 결과는 제재권을 가진 농림식품부에 통보된다.

김 부원장보는 “농협은 금융지주와 은행 등 자회사의 전산시스템을 농협중앙회에 위탁·운영하고 있는데, 자회사가 중앙회의 IT 업무처리와 보안통제 부문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전산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산장애 개선대책을 세워 시행하고 주기적으로 점검받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농협 측과 맺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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