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에게 정기적으로 업무보고하던 수십년간의 관행이 사라진다.

1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열린 주례 간부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의 총장 주례 면담보고를 이번주부터 폐지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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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채 총장이 취임사 등에서 강조했던 '권한의 위임과 결과에 대한 책임', '자율성' 등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또 검찰총장이 일선 지검의 각종 수사에서 입김을 행사한다는 비판에서도 다소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채 총장의 이같은 방참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장이 매주 화요일 총장에게 독대 형식으로 수사업무와 관련해 면담보고하던 관행은 사라지게 됐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난 15일 하루 앞당겨 주례보고를 하려 했으나 현재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채 총장은 다만 필요할 경우 수시로 일선 검사장을 만나는 등 소통에는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 중요 사건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경우 대검 주무부장(검사장)이 배석한 가운데 일선 지휘라인과 주임검사까지 참석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사건 처리에서도 일선 수사라인의 결정을 존중하되 불필요한 보고는 최소한으로 줄일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로 이목을 끄는 중요 사건 및 보고는 기존과 같이 일선 지검과 대검간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채 총장은 지난 11일부터 4·24 재·보궐선거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만큼 공명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대검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공직선거인만큼 어느 때보다 깨끗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며 "대검 공안부를 중심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거를 관리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채 총장은 또 현재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며 내달 말까지 마무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채 총장은 회의에서 "법령 개정 없이 검찰 자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는 즉각 실행에 옮기고 늦어도 5월 말까지 완결하겠다는 목표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며 "각 부서는 단계별 검찰개혁 이행계획을 수립해 신속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에 쓴소리를 할 위원을 포함한 '검찰개혁자문위원회'를 이른 시일 내에 출범시킨 뒤 각계각층의 의견을 균형있게 수렴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채 총장은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성추문 검사'와 관련, "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겼던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검찰이 다시 한번 반성하면서 자세를 낮춰야 한다"며 "교육과 감찰을 통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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