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꼼수! 2조짜리 경인아라뱃길, 쓰레기 수송로 제안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혈세로 세금 2조2458억원을 투입해 만든 경인아라뱃길이 의도와는 달리 쓰레기를 운반하는 수송로로 바뀔지도 모를 처지에 놓였다.

아라뱃길은 지난해 5월 개통 이후 선박 운항 실적이 저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라뱃길의 활용방안을 두고 서울시가 인천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 기한 연장을 하기위한 제안을 했다. 서울시는 인천시와 쓰레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인천시에 아라뱃길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쓰레기 운반 통로로 이용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그러나 인천시는 서울시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홍식 서울시 폐기물정책팀장은 17일 “아라뱃길 김포선착장에서 쓰레기를 배에 실어 매립지 인근 인천선착장까지 보내는 방안을 인천시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팀장은 “인천시 주민들이 각종 쓰레기들이 도로로 운반되면서 나는 악취와 비산먼지로 피해를 보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수도권매립지 세미나에서 서경대 김정훈 교수가 내놓은 방안을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것이다.

서울시와 인천시가 이처럼 갈등 대상인 수도권매립지는 인천 서구 일원 1540만㎡ 규모다. 수도권 매립지는 1989년부터 서울, 인천시와 경기도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환경부와 이들 3개 시, 도가 2016년까지 사용키로 한 것이다.

쓰레기 종량제 실시 등으로 매립량이 적어지면서 서울시와 환경부는 2044년까지 사용기간을 연장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시가 2016년 폐쇄를 강행하려 하자 서울시가 아라뱃길 운송이라는 협상카드를 인천시에 제안한 것이다.

인천시는 컨테이너에 쓰레기를 압축해 넣어 배로 운반하거나 쓰레기 차량을 페리선에 태워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인천선착장에선 지하 레일이나 컨베이어벨트로 매립지까지 옮긴다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라뱃길에 배가 하루에 한두 척밖에 다니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잘 아는 한국수자원공사도 검토해볼 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는 선박을 매입해야 하고 운하 사용료도 들기 때문에 도로 수송보다 비용이 높아지지만 인천 주민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고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제안에 대하여 안제식 수자원공사 사업개발팀장은 “기왕 만든 뱃길이니 좋게 사용하면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밝혔다.

반면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아라뱃길 수송으로 악취·비산먼지 공해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은 있다.이러한 장점을 들고 서울시가 매립을 연장하자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서울시의 입장과는 달리“2016년 이후엔 매립을 종료한다는 게 인천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수조원을 들이고도 제 기능을 못하는 국책 사업이 애물단지로 변해가고 있다. 아라뱃길 조성 당시 이명박 정부는 대중국 화물과 관광객을 수송하고 해양스포츠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개통 이후 아라뱃길의 실적은 가히 초라한 정도가 아니라 최악이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상한 개통 첫해 물동량은 컨테이너 29만4000TEU(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하지만 올 4월까지 11개월간 2만3000TEU로, 예상 대비 7.9%에 그쳤다. 여객선 승선객도 59만9000명으로 예측했지만 지난 한 해 25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이 사업은 실패가 예상됐던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임석민 한신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김포에서 인천까지 차로 30분인데 아라뱃길 배로는 2~3시간이 걸리고 주변에 이용자들이 관심을 끌만한 구경거리가 없어 여객선 운항도 무리”라며 처음부터 무리한 개발을 추진한 정부와 인천시의 잘못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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