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며 글로벌증시는 하락했다. 선진국을 위주로한 글로벌 주식펀드들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투자 펀드들의 성과가 양호하게 나타났다. 정부 정책 기대에 중국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며 중국주식펀드와 아시아신흥국주식 펀드들이 선방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이 6일 아침 공시된 기준가격으로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해외주식형 펀드는 1.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해A지수와 항셍중국기업지수의 동반상승에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반면 유럽신흥국주식펀드와 전주 강세를 보인 금융섹터펀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미국증시는 직전 주 나흘간 이어진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에 ‘배드뱅크’에 대한 회의론까지 부각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용, 주택, 제조업 관련 경제지표 악화로 경기침체를 재확인하며 MSCI북미주식지수는 -4.51%, 북미주식 펀드는 -3.57%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GDP(국내총생산)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시카고제조업 지수가 매우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고, 기업실적 부진에 감원계획까지 가세하며 뉴욕증시가 하락한 것이다.

은행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유럽증시는 주 후반 상품관련 주들의 강세에 하락폭을 축소하며 MSCI유럽주식지수는 -1.33%로 한 주를 마감했다. 무디스가 추가 상각을 우려해 바클레이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과 포르티스의 자산인수가 BNP파리바은행의 자기자본비율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주 후반에는 영국증시에 상장된 카자흐스탄의 구리생산업체 카작무스가 구리 값 상승으로 강세를 보였고, 국제유가 감산 기대로 에너지업체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으나 낙폭을 줄이는데 그치며 유럽주식펀드는 -0.98%로 한 주를 마감했다.

일본주식펀드와 MSCI일본주식지수는 각각 3.44%, 4.01%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하락과 더불어 기업들의 실적 부진 및 감원 계획으로 경기침체 심화 우려가 재부각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은행(BOJ)의 금융기관 보유주식 매입 결정과 엘피다메모리의 공적자금 수혜소식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듯 했으나 미 고용지표 악화 소식에 경기침체 우려로 캐논 등 수출주가 약세를 보이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중국과 홍콩증시는 글로벌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및 금리인하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상해A지수와, 항셍 중국기업(H지수)가 각각 5.40%, 6.47% 상승한데 힘입어 중국주식펀드는 3.93%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농업관련 대출에 대한 세금 인하 등 농촌 관련 지원책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부양책의 세부 안이 발표되며 중국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1월 은행의 신규 위안화 대출규모가 1조 2,000억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인도증시는 타타자동차와 마힌드라&마인드라 등 기업들의 실적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심리를 위축, MSCI인도주식지수는 2.06% 하락했다. 이에 인도주식펀드 역시 -1.33%를 기록했다. 타타는 지난 분기 순손실액이 26억 3,000만루피(5,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지난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9% 급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오는 4월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경기부양 예산을 더 늘려야 할 것이란 정부관료의 발표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증시 하락폭을 키웠다.

러시아주식펀드와 MSCI러시아지수는 각각 3.98%, 4.02% 하락했다. 러시아 정부가 환율 방어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루블화 가치가 11년래 최대로 폭락하며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러시아 외환보유고가 고갈됨에 따라 결국 환율 방어 포기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한편, 유가하락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러시아 반정부 시위가 빈번해지고 있고, 실업률도 가파르게 오른데다 물가상승률은 이미 두 자리를 넘어섰다. 이에 정부 무능에 대한 질타와 함께 지난 8년간 러시아를 세계 대국으로 격상시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사임 요구까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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