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백출신 3선' 중량감에 '충청권 맹주'부상 주목

4ㆍ24 재·보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완구(63) 의원은 충청권을 대표하는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중진 정치인이다.

2009년 '세종시 정국'에서 충남지사직을 내던지며 도정을 떠났지만 재기(再起)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은 끊이지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 15∼16대 국회 때 충남 청양·홍성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충남지사 시절이던 2009년 12월 당시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 "세종시 원안 추진을 당부한 충남도민의 소망을 지켜내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지사직을 던져 주목을 받았다.

지사직 자진사퇴 후 `야인(野人)'으로 생활했지만 그는 '강단있는 정치인'이라는 값진 이미지를 얻었다.

이 일을 계기로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정면 대치했던 박근혜 대통령 및 친박계 의원들과 긴밀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은 이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치러진 지난해 4·11 총선 때 신설 선거구인 세종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해 1월 다발성골수증이 발병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출마를 포기한 채 투병생활을 해야 했다.

정치활동은 그 해 10월 병을 완치하고 '박근혜 대선캠프' 충남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재개했다.

이번 재선거를 통해 9년만에 여의도에 재입성한 이 의원은 도백을 지낸 3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무게감을 기반으로 당내 충청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과정에서도 일찌감치 다른 후보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이 의원은 '충청권 큰 인물론'을 내세워 '포스트 김종필(JP)'이 되겠다는 포부를 수차례 내비쳤다.

김종필 전 자민련 명예총재 이후 이렇다 할 '맹주'가 없는 충청권에서 자신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1988년 13대 총선 때 신민주공화당 후보로 부여에 출마해 얻은 득표율(80.9%)을 깨는 게 목표"라며 당찬 목표를 내세운 것도 이런 정치적 포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이 목표에 근접한 득표력를 보인 것은 15대 의원을 지내기에 앞서 2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대부분 충청권에서 보내 밑바닥 표심을 두루 잡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974년 행정고시(15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홍성군 사무관을 시작으로 홍성경찰서장과 충북지방경찰청장, 충남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이 의원이 9년 만에 화려하게 여의도 무대에 컴백했지만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충청권 맹주 자리를 놓고 나름 지역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 충북지사 출신 3선의 정우택 최고위원,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을 지역구로 둔 6선의 이인제 의원과의 '파워게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여의도 복귀 자체가 갖는 무게감이 남달라 중앙무대와 충청권에서의 역할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다만 충청권 맹주 자리를 놓고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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