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등 호화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사용액 규모가 매년 1조4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비 한도를 초과하는 기업 상위 리스트에는 제약사와 주류 제조업체가 주로 포진했다.

한국조세연구원 손원익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접대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국세청과 한국신용평가 자료 등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호화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사용액은 1조4천137억원에 달했다.

앞서 2007년에는 1조5천904억원, 2008년 1조5천282억원, 2009년 1조4천62억원, 2010년 1조5천335억원 등을 기록, 매년 1조4천억원 수준을 상회했다.

2011년 법인카드 사용액을 업종별로 보면 룸살롱이 9천237억원, 단란주점 2천331억원, 나이트클럽 507억원, 요정 438억원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코스피 상장기업 668개의 기업당 평균 접대비는 4억9천500만원이었다.

이는 경기 불황에 따른 지출 감소로 전년 대비 15.2%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접대비 지출액에서 한도초과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접대비 한도초과율을 분석해보면 제약사와 주류 제조업체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접대비 한도초과율 상위 10개사 중 1위(98.5%), 2위(98.2%), 4위(97.6%), 7위(96.9%), 8위(96.2%), 10위(93.8%)는 제약사가 차지했다.

3위(97.7%)와 6위(97.3%)는 소주업체 몫이었다.

이밖에 농약제조사 5위(97.4%), 사무용 기계ㆍ장비제조사 9위(94.9%) 등이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접대비 초과 지출은 결국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손원익 선임연구위원은 "타 업종보다 접대비 지출 비율이 크게 높은 제약업과 주류 제조업의 과도한 접대 행위는 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들은 손금산입한도 상향 조정을 지속적으로 희망하지만 접대비 지출이 유발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이런 요구를 받아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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