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해석 권한을 놓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 해묵은 다툼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 기관의 수장이 별도 만남을 갖기로 해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오는 5월 초 비공식적인 식사 만남을 갖고 법조계 및 양 기관 간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지난 19일 박 소장이 취임 인사차 서초동 대법원 청사를 방문하면서 추진됐다.

헌재 내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헌재 소장이 대법원까지 인사를 하러 방문하자 양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대법관들을 모두 접견실로 불러 박 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박 소장이 양 대법원장에게 먼저 식사 만남을 제의했고 양 대법원장은 법조계 선배로서 자신이 먼저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장과 헌재 소장의 만남이 주목받는 것은 사법부의 양대 축인 두 기관이 최근 잇따라 갈등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과 헌재는 최근 한정위헌 결정의 효력과 긴급조치 위헌심사권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해묵은 권한 다툼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법원장과 헌재 소장은 이번 만남에서 법조계 현안과 함께 최근 양 기관 간 갈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해결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모임은 개인적인 식사 자리로 공식적인 만남이 아니다"면서 "다만 법조계 현안과 여러 사안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양측은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앞으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간 만남과 상호교류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대법원장과 헌재 소장 등 양측 수장은 물론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간에도 사적인 만남 외에 공식적인 교류는 거의 없었다.

이 관계자는 "양 대법원장과 박 헌재 소장이 첫 인사 자리에서 양 기관이 앞으로 소통을 원활히 하면서 상호 협조하자는 얘기를 주고받았다"면서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앞으로 헌법재판관과 대법관 간 교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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