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의 "김무성"새누리당 군기반장 0순위

김무성이 국회로 돌아왔다. 강한 리더십을 바라던 새누리당은 김무성이라는 군기반장의 복귀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4·24 부산 영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의 당내 민주화가 아직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재선거에서 5선 의원으로 복귀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새누리당은 아직도 민주화가 안 돼 있다"고 했다.

"작년 총선 때도 권력 잡은 쪽이 공천권 갖고 자기들 마음대로 행사를 해서 희생된 사람이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에 충성을 다했지만 두 번이나 공천에서 배제할 때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며 "다시는 나 같은 불행한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당은 강해져야 하고" 박근혜 정부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야 한다. 거대여당을 등에업고도 초기 난관에 부딧쳐 맴돌던 정부가 내각의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조금씩 목소리를 내고있는 와중에 친박의 좌장이 승전보를 안고 친정으로 돌아왔다.

박근혜 정부의 출발과함께 현재의 새누리당 지도부는 구심력 잃었다.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았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거대여당이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당 지도부는 대통령 입만 쳐다보고 있는 모양세를 연출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원만한 성격의 ‘관리형 대표’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지금의 새누리당의 분위기로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당내 '친박'계가 많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대부분 모래알처럼 쥐면 모두 빠져나간다. 군기반장인 김무성의원의 복귀가 그래서 새누리당 안에서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4,24 재보선 당시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와 18대 의원인 안형환·정옥임·이종혁 전 의원, 홍인길 전 대통령 총무수석비서관, 정운천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이주영·최경환 의원 등이 김 후보 사무실을 다녀갔다고 한다. 허참, 최란, 현석 등 연예인도 잇따라 방문을 해 지원유세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서는 한명의 후보를 만나러 전직 장관과 당 지도부가 대거 ‘찾아뵙는’, 아주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4,24 보궐 선거 지역을 모두 방문하는 일종의 격려차원이라며 김 후보 사무실 방문도 그 중에 일부분이며”“평소 친분 때문에 응원차 방문한 것”이라는 말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작 속내는 아닌것 같다. 김 후보의 원내 복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김 후보가  당내에서 차지하는 역활에 기대를 걸기 때문이라는 것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분석이다.

김 의원의 금의환향에 레드카펫을 까는 이유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내부 사정을 좀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먼저‘친박의 반란’으로 상징되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최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거수기 논란’과 이한구 원내대표와의 마찰 등이 좋은예다. 황우여 대표의 당 통제력은 의심받는 상황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권력 논공행상에서 빠진 친박 의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당내 분위기는 5월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집권 여당의 강한 리더십에 대한 의원들의 열망으로 가득차있다.

지난 3월 30일 열린 당정청(黨政靑) 워크숍에서 3선 중진인 유승민·한선교 의원 등은 유민봉 대통령 국정기획수석에게 “창조경제론이 모호하다”며 몰아세웠고, 김재원 의원은 “‘인사 참사’에 대해 책임지는 비서가 없다”고 질책했다. 이른바‘친박의 반란’이라고 보는 이유다. 4월 5일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당 지도부 교체를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의“새누리당은 관리형 대표체제의 한계를 지금 분명히 갖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당에서 청와대와 수평적인 당청 관계를 갖는다 해도 국민이 믿질 않기 때문에 새누리당 체제를 빠르게 정비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지도부를 교체하자는 말로 들리는 것이다.

이처럼 당내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국회 입성은 여권 내 세력 재편의 중심축 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가 갖고있는 특유의 보스 기질과 카리스마는 당청 관계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관리형 대표’와 분명히 비교가 된다. ‘관리형’이나‘카리스마형’의 지도부는  때에 따라 필요한 각자의 리더십이 있다. 그러나‘지금의 새누리당은 카리스마형 대표가 필요한 때’라는 것이 의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그가 당권을 장악하면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2009년 세종시 정국 때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한 박근혜 의원과 부딪히며 결별한 전력을 의원들은 익히 잘 알고 있고 또한  2012년 4·11 총선 공천 탈락 뒤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대거 탈당사태를 막은 장본인 이기도 하다. 김 의원의 계산없는 자기희생은 현재 새누리당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 것이다.

“현재의 집권당 대표는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의원들의 불만이다. 신박(新朴) 이 대거 나서고 원조 친박과 당선을 도운 당은 뒷전이라는 불만도 팽배하다. 따라서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재 등장한 김 후보를 반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 의원은 ‘원조 친박’으로 친박, 비박(非朴), 쇄신파 등과 모두 가깝고 특유의 카리스마 기질이 있다. 군기반장 김무성 의원은 ‘안풍’(안철수 바람)에 맞서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하기도 했다. 대통령선거(대선) 이튿날 “내 역활은 끝났다”며 홀연히 종적을 감춘 그였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자신도 낙천했지만, 이상득 전 의원 등 낙천한 의원 18명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위로한 사람이 또한 김무성이다. 지금처럼 청와대에 쏠린 힘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새누리당의 강력한 보스로 김 후보가 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수있다.

김무성 의원의 등장은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상승기류를 형성한다고 볼수있다. 전국 10여 곳에서 치러지는 10월 재보선은 ‘미니 총선’이라고 불릴정도로 여야 모두가 국민들의 심판을 받는 선거다.만일 새누리당이 참패하면 황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날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내 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감안해 ‘2월 조기전대론’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에는 10월 재보선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4월 재보선 뒤 조기전대로 당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친박계 일부에서 흘러나온다. 5월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함께 당 체제를 동시에 정비하자는 주장이지만, 황 대표의 임기보장론과 내년 지방선거 이후 또 한 번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무리라는 의견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 의원이  당선되면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거라는 말들이 일부에서 들리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렇게 할 이유가 무었때문이냐고 오히려 반문한다.이어서 그는 대통령이 잘돼야 한다고 말하고 당선 후에 대해선 묻지 말라며 나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현재로선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나서서 정 맞기보다 변수를 고려해 차근차근 세(勢)를 규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김 의원은 "정치인에 대한 여론이라는 게 오락실의 두더지 게임 비슷하다"면서 "조금 잘나간다고 머리 내밀었다가는 바로 두들겨 맞게 된다. 나는 좀 조용하게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 유력주자인 최경환 의원이 지난 3월 일찌감치 김 의원을 찾은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언론은 당시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의 도움이 필요한 최 의원과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 의원 역시 상호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 중진 최경환 의원의 당선을 막거나 방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김 의원이라고 한다. 언론 보도대로 상호 협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최 의원이 ‘김무성 당권론’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했는데, 그 얘기를 전해들은 김 의원이 화를내자 최 의원이 부산에 급히 달려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김무성 당권론’이 마냥 순탄한것으로는 보이질 안는다. 서울 노원병에서 정치에 입문한 안철수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안 후보의 ‘새 정치’에 야권의 정계개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후보의 카리스마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철수 의원이 내세우는 ‘소통’과 ‘낮은 자세’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면, 김 의원의 카리스마형 리더십은 상대적으로 ‘과거형’이 될 수 있고 ‘김무성 대표론’의 무개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박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며 비판을 한적이 있다. 이런 비판을 김 의원이 받을 수도 있다.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과 김 의원간에 다소 불편한 관계를 고리로 대항마를 내세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새누리당 전체 의원 152명 중 초선은 과반을 넘는 78명. 이들은 박 대통령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공천을 받은 탓에 범(凡)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여기에 원내 복귀하는 이완구 의원(충남 부여·청양)이 복귀 후 충청 맹주를 자처하고 친박 세를 규합하면 김 후보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의원은 김 의원과  반대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충남도지사직을 던진 인물이기때문에 오히려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의원 역시 3선의원으로 당권 도전도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선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이 의원이 김 의원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정계은퇴를 하더라도, 이인제·정우택 의원의 지지가 있어야 충청 맹주에 오를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기때문이다.

“친박 중진이 청와대의 ‘뜻’을 받아 초선 세력을 규합하면 김 의원과 맞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초선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전문성을 고려해 뽑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박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도 아니다. 그만큼 정치 세력화나 결속력은 떨어진다고 볼수있다. 일부 의원은 친박 중진의 계파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사실 친박 내에서는 탄탄한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취약점이다.

김 의원이 당을 다잡으면 친박 초선의원들은 분위기를 탈수밖에 없다. 만에하나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패하기도 한다면 친박은 사분오열될 수밖에 없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나 차기 대선후보에게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은 손금보듯이 뻔하다.문제는 김 의원의 카리스마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초선의원들은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초선들은 김 의원이 청와대와 친박 중진들과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할지를 지켜보고  움직일 것 이라는게 다수의 생각이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당대표에 나섰을 때 청와대와 친박의 반발 기류가 강하면 차차기 당대표에 도전할 거라는 분석도 있다. 2016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고 2017년 대선후보를 내는 일명‘킹메이커’ 역활을 한다는 것인데, 김 의원으로서는 관망하면서 차기 당대표 선거에 특정 인사를 지원하고, 차차기 당대표의 지지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자신이 ‘킹’이 되려고 한다면 2016년 4월 총선에 재당선된 뒤 대선후보로 직행하는 방법도 고려할수 있다. 현재 김 의원 주변에선 “친박계 중진 모 의원과 몇몇 교수가 팀을 꾸려 김 후보의 차기 대선 출마 그림을 그린다”는 얘기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한다.

김무성 의원이 이처럼 의원들 관심 사이에서 오르내리며 이러한 분석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김 의원의 무게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즉, 김 의원은 화투로 이야기하면 꽃놀이패를 쥔 형국이다. 군기반장의 친정으로의 귀환이 그래서 화려한 것이고 또한 레드카펫을 깔아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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