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창당은 공멸하는 것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당을 만들면 ‘의원 빼가기’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114일 동안의 비대위원장 활동을 마치고 5ㆍ4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에 지휘봉을 넘기는 문 위원장은 이날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안 의원이 당을 만들어 민주당을 뿌리째 가져가면 공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위원장은 안 의원의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들어도 민주당에서 이탈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며 “설사 우리 당 의원이 신당으로 간다고 해서 안 의원이 덥석 받아주는 것은 ‘죽을 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 의원이 새 정치에 가장 반하는 ‘의원 빼가기’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순간 50점 감점”이라며 안 의원의 신당 창당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안 의원을 적군이 아닌 아군이자 외연 확대로 생각한다”며 “안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후보를 지지하는 순간 (민주당과)공동운명체가 됐는데 그걸 벗어나려 하면 상식이 아니다”라고 두 세력의 협력과 상생을 재차 강조했다.



안 의원의 4ㆍ24 서울 노원병 출마에 대해서는 다소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구름 위에서 놀다가 땅으로 내려온 것처럼 재보선에 출마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부산 영도에 출마했어야 했다”고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의 대결을 피해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것을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박 대통령의 불통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며 “소통은 잘 듣고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로 이뤄지는데 박 대통령의 소통은 경청에만 방점이 찍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제안한 영수회담을 사실상 거절한 것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그는 “오바마 2기 정부와 케리 국무장관의 조합은 환상적인 궁합으로 이들과 엇박자를 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건데, 이건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5ㆍ4 전대와 관련해서는 “지지할 당 대표 후보를 마음 속으로 정했다”며 “집권 하지 못하는 정당은 무의미하다. 새 지도부는 출범한 날부터 10월 재보선 선거를 대비하고 착실히 집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위원장은 앞서 “비대위 활동에 스스로 점수를 매기면 F학점”이라면서도 “당을 혁신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열심히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성숙한 야당의 기본은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아무 짝에도 소용 없는 20세기적, 냉전적 사고로 당내에서 계파싸움을 하고 여야가 싸우고 사회 전체가 싸우는 것을 뿌리뽑지 않으면 한발짝도 못 나간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민주당은 60년의 전통, 10년의 집권경험이 있고 127명의 현역의원을 확보한 정당이다. 호락호락한 정당이 아니다”라며 “이번 전대가 반성과 성찰을 넘어 새 승리를 일구는 장쾌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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