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결과 따라 유력인사 접대 증명 증거 가능성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 원본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박모씨와 그의 운전사 또 다른 박모씨를 체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동영상 원본이 저장된 컴퓨터를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동안 윤씨의 성접대 여부를 밝히는 건 수사의 일부분이고 윤씨가 유력인사들에게 불법 로비를 하고 그 대가로 사업상 이익을 취했는지를 전반적으로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 사건 관련자 가운데 일부가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학의 전(前) 법무부 차관이라고 주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은 문제의 인물이 누구냐에 집중됐다.
여기에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 사본의 질이 매우 조악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에도 등장인물이 김 전 차관과 동일인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던 탓에 궁금증을 더했다.
경찰이 동영상 원본을 확보했는지에 눈길이 가는 건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에 쥔 동영상의 분석 결과에 따라 특정 유력인사에 대한 접대가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정황 증거가 추가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차관이 윤씨 관련 사건 수사에서 윤씨의 편의를 봐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동영상 등장인물이 김 전 차관으로 판명되면 두 사람 사이에 향응과 대가가 오갔다는 의혹에 한층 설득력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경찰이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에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 해당 동영상 성문(聲紋) 분석 결과에서도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김 전 차관과 95%의 일치율을 보였다는 점도 또 다른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의혹이 불거진 초반부터 "나는 윤씨나 해당 동영상과 아무 관련이 없고 나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결같이 부인해와 앞으로 경찰과 김 전 차관 간에 추가 '공방'이 예상된다.
아울러 경찰 안팎에선 두 박씨로부터 입수한 컴퓨터에 성접대 장면을 찍은 다른 동영상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있다면 더 많은 인사가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단서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사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동영상을 통해 성접대 정황이 확인되면 이를 바탕으로 윤씨와 유력인사들 간 대가성을 띤 거래가 있었는지 규명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특히 유력인사들이 성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대가성 규명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가성 있는 성접대를 밝혀내지 못하면 관련자들을 처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원본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하더라도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인사들과 동영상 등장인물이 동일인으로 확인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성문 또는 이미지 분석 결과는 해당 인물과 일대일로 딱 맞아떨어지는 증거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문 또는 DNA와 비교할 때 증거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황을 뒷받침하는 보강 증거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윤씨의 불법행위를 뒷받침할 진술 등 증거 확보에 주력해 온 경찰이 원본 동영상 입수했다면 수사가 활력을 띨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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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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