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교체된 것을 시작으로 이달 중순까지 여야 지도부가 순차적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비주류 계열인 김한길 대표가 사령탑에 오른 민주당은 이달 15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계획이고 새누리당은 하루 뒤인 오는 16일 원내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제외한 여야 지도부가 모두 새얼굴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의 중도성향 지도부가 구성됨에 따라 여야 관계가 민생정책 경쟁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정치권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성향에 따라 여야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중도 성향인 김한길 대표 체제가 구성됨에 따라 여야 관계는 민생 정책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강조하는 국면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단에서 이념적인 선명성을 중요시하는 친노(親盧)·주류 세력이 2선 후퇴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최고위원단에서 범(凡)주류로 평가되는 인물은 우원식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으로 구성된 ‘6인 협의체’에 대해 “아무 성과 없이 (여야)관계만 악화됐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이 참여하는 ‘여야 국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민생안정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중을 내보였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한길 대표는 5일 박근혜 대통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민생정책 협조를 약속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대표 당선을 축하하고 미국을 다녀온다”고 전했고 김 대표는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민생과 안보, 국익에 도움되는 일이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여야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3선의 김동철 우윤근 전병헌 의원의 3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철·우윤근 의원은 ‘온건파’, 전병헌 의원은 ‘강경파’로 나뉘지만 세 사람 모두 친노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대여 관계를 대결 국면으로 이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 성향이 강화되는 쪽으로 정리된 민주당에 비해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경선은 다소 복잡해 보인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4선의 이주영, 3선의 최경환 의원간 2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대선을 거치며 친박 진영에 합류한 신박(新朴)과 원조 친박(親朴)의 대결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 조화로운 당·청 관계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황우여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관리형 지도부의 큰 틀이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주영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여야간 쟁점인 경제민주화에 대해 엇갈린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 속해 있는 이주영 의원에 비해 최경환 의원이 경제민주화 입법에 속도조절론을 제기하고 있어 대야(對野) 관계 설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에서는 당내 소장·쇄신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주영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의원이 당선됐을 때에 비해 대야 관계가 원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당정청의 협조관계에 무게중심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야 관계에 중요성을 덜 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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