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상임위원회 결정 문제가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9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장과 상의 없이 야당 의원끼리 상임위를 교체한 것은 국회법 상 국회의장이 무소속 의원의 상임위 결정을 하도록 한 절차에 어긋난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지난 8일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자신의 상임위인 보건복지위를 안 의원에게 양보하며 복지위로 상임위가 배정되는 듯했다.

이학영 의원은 안 의원이 국회 관례에 따라 서울 노원병 지역구 전임 의원이었던 노회찬 전 의원의 상임위였던 정무위로 갈 경우 공직자윤리법 규정에 의해 직무 관련성이 있는 안랩 주식 186만주(약1100억원)를 모두 백지신탁하거나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 의원이 상임위를 결정하지 못하자 양보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에 앞서 이용섭 의원 역시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안 의원에게 자신의 상임위를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강창희 국회의장은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을 국회의장이 하도록 규정해 놓은 국회법을 여야가 무시한 것에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영 의원이 교섭단체도 아닌 무소속 안 의원과 서로 담당 상임위를 바꾸고, 또 이를 여야 원내대표가 자체적으로 합의를 한 듯 발표하는 것은 국회의장의 권한을 엄연히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의 상임위 배정 문제는 국회의장 차원에서 원점 재검토 될 전망이다. 오는 15일 여야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안 의원의 상임위 결정 문제가 공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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