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 돌파 전문가 속도 둔화하겠지만 타격 불가피 관련 이미지

10일 엔화가 4년 만에 달러당 100엔을 돌파하자 경제 및 금융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면서 정부와 기업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의 추가 절하 속도는 둔화하겠지만,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나 국내 주식시장 등에 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엔화 약세의 충격이나 여파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경쟁력 확보 등의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성욱 금융연구원 박사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넘어선 것은 상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엔화가 원화에 비해 고평가됐던 부분이 정상화되는 과정이었지만 이제는 추가 환율변화는 균형을 지나서 엔화가 약세로 가는 임계점에 온 것이다.

그래서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도 다를 수 있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할 때도 힘든 상황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엔화의 추가 하락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 같진 않고 지금까지 보다는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미치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고 엔화 약세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달러당 100엔 돌파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주식시장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엔화 약세로 가면 수출경쟁구도에서 한국과 일본이 많이 겹치는 자동차와 철강, 조선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걱정스럽다.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오늘 일본과 한국 증시가 엇갈리게 나타나는 것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엔화 약세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엔화 약세에는 현재 이견이 없는 것 같다.

7월 일본 참의원 선거까지 달러당 105엔까지 상승할 것이다.

하반기에도 엔화 약세는 지속하겠지만, 엔화 약세가 일본 기업과 일본 경제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질문을 던질 시기가 올 것이다.

기업의 이익이 생각처럼 늘지 않거나 일본 정부의 국채 이자 비용 부담으로 재정이 악화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이에 따라 엔화 약세의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본다.

▲ 이상재 현대증권 글로벌경제팀 부장 앞으로 2차 엔화 약세가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가 관건이다.

엔·달러 환율이 105엔선 수준에서 상승세를 멈출 것인지 아니면 당장 하반기에 120엔에 육박하며 추가로 20% 절하가 이뤄질지가 핵심이다.

1차 엔저 충격을 극복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에서 2차 엔저가 120엔 수준으로 진행되면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추가 엔저가 진행되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품목은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항공 등이다.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외국인 매도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1차 엔저와 2차 엔저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1차 엔저는 일본의 양적 완화 정책 때문이었고, 이번에 100엔을 넘은 것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충격은 나타나겠지만, 미국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면 한국 경제가 일방적으로 엔저에 당하기만은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 원화 약세 요인이 발생해 국내 증시나 수출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100엔 선을 돌파했으니 시각을 달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0엔선이 더는 마지노선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 이상에서 저항선이 다시 설정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할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최근의 경기민감주 반등 움직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 100엔선을 넘어 계속 오르기보다는 100엔선 부근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엔화 약세는 추세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미국도 일본도 돈을 푸는 상황이고, 한국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지만 상대적으로 강도가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나타나느냐가 문제인데 일본 입장에선 급격한 엔저의 실리가 크지 않은 만큼 속도 우려는 점차 완화될 것이다.

▲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엔·달러 환율 레벨이 100엔 수준으로 올라온 이상 엔저 기간이 상당히 장기화할 듯하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상당기간 엔저가 이어졌고 2011년에도 잠시 엔저 기조가 있었다.

그 이후 오랜만에 다시 엔저가 시작됐는데 사이클 상 적어도 2014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104∼105엔 수준에서 멈출 수 있다.

100엔 돌파는 일시적이고 하반기 다시 90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엔저 재개로 자동차, 기계, 전기전자 기업들이 가격 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고 일본에 수출하는 중소기업들도 바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90엔대에서 100엔대로 넘어간 만큼 수출 물량 감소 효과도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엔저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 효과는 4월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하반기에 더 본격화할 것이다.

▲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금리 인하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려면 엔화 약세가 진정되는 것이 좋다.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 채권시장 강세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고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주목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한국의 주식시장 사이에서 투자 우위를 결정하려면 환율 변수가 더 중요하다.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엔화 약세가 진정됐을 때 한국 주식에 관심을 둘 수 있을 것이다.

100엔 돌파는 이미 예상을 했던 부분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일본은행의 정책이 새로 더해진 부분 아니고 달러화 강세가 유지되면서 나타난 걸로 판단되기 때문에 심각성이 더 커지지는 않았다.

엔화 약세에 대한 부정적 부분만을 인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 일본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환율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생산 기지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환율의 실적 영향이 심각하지는 않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