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7월 27일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준비로 벌써 들썩이고 있다.

북한이 전쟁에서 미국을 이겼다며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일까지 아직 두달 반이나 남았지만 최근 북한 매체에서는 관련 소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우선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축공연을 직접 챙기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북한 매체는 지난 8일 김 제1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은하수관현악단의 창작가, 예술인들을 만나 모란봉악단과 전승절 합동공연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공연 방향과 종목, 편성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김 제1위원장은 은하수관현악단의 노동절 기념 음악회를 관람하고 모란봉악단과 합동공연을 지시했다.

김정은 정권의 대표적 두 악단인 모란봉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이 합동공연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각종 정치적 기념일의 단골메뉴인 기념우표와 훈장도 벌써 공개됐다.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국가우표발행국이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돌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령으로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하는 훈장을 제정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주타격 방향 농업전선 앞으로!'라는 글을 "영광스런 우리 공화국창건 65돌과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돌을 특기할 정치적 사변으로 경축하게 될 뜻깊은 올해"라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등 각종 선전에서 정전협정 체결일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지난 2월 '공화국 창건 65돌과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돌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할 데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결정서는 정전협정 60주년 경축행사로 군 열병식과 평양시 군중시위, 대집단체조 '아리랑', 전쟁노병들과의 군민연환대회, 대규모 불꽃놀이인 축포야회, 청년학생 경축야회 등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이른바 '꺾어지는 해'(5주년과 10주년)를 맞은 정전협정 체결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내부적으로 미국과 대결 분위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이달에 5일 동안 1만 명의 군인, 근로자, 학생들이 중앙계급교양관을 찾아 미국과 추종세력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다고 전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전승절' 60주년을 체제 결속을 다지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는 소재로 적극 활용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까지 장기간 한반도 정세를 긴장 분위기로 끌고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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