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자세' 강조 하다가 ..'정중동'(靜中動)의 행보...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복당하자마자 정치 행보에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복당 일성으로 `낮은 자세'를 강조했던 만큼 당권파에 대한 정면비판은 자제하고 있지만 당내 조기안착을 위해 물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른바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다.

정 의원은 설연휴 마지막날인 15일 기자단에 자택을 개방,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당분간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며 일단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면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우리쪽에 승산이 있다"며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래저래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한다"고 지방선거 역할론을 자임했다.

그는 또 "지도부와 나머지 의원들간 소통에 다소 간극이 있는 것 같다"면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뽑게 돼 있는 현 지도부 선출방식에 대해서도 "야당으로서 보다 힘있는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1,2부 리그식으로 나눠서 뽑기보다는 단일선거를 통해 득표순에 따라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설 연휴 직후인 16일 텃밭인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복당 후 첫 외부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충남과 부산 등 다른 지역도 차례로 돌며 복당 신고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매주 화, 목요일 각각 열리는 원내대책회의와 고위정책회의에도 3선이상 중진 자격으로 정식 멤버로 참석할 예정이다. 전직 당대표급에게 주어지는 상임고문직도 곧 회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의원들을 모임별로 만나 내부 소통에도 신경을 쓰기로 했다. 조만간 춘천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대표를 찾아가 "힘을 합하자"며 여의도 복귀를 권유할 생각이라고 한다.

정책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선관위의 `트위터'(단문 송수신서비스) 선거운동 단속 방침에 반발, 오는 18일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한 세미나를 연다. 그는 설 연휴기간 트위터에 약 200건의 메시지를 올릴 정도로 `트위터광'이기도 하다.

24일에는 지방선거에서의 야권 연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도 개최한다.

하지만 이러한 활발한 움직임에 대해 주류 일각에선 지방선거 공천과 차기 당권을 향해 조기에 주도권 경쟁에 나서려는 전초전 아니냐며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주류측 인사는 "말로만 백의종군하겠다는 것 같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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