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제왕노릇" 산업은행의 횡포

출자기업에 '낙하산' 줄줄이 투하… '갑'역활 제대로 한다..
전현직 임원 14명 부사장.감사.사외이사직 등 '대기업 횡포 수준' 제 식구들 챙기기 바뻐

KDB금융지주가 관치금융의 혼돈속에서 중심을 못잡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가신으로 잘 알려진 '강만수 회장'이 물러난 이후 낙하산  인사로 논란의 대상인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홍기택 회장'이 부임하면서 전임자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을 자신의 구상했던 정책들로 수정해 전임자의 정책과 상반된 방향으로 몰고가 상황을 뒤죽박죽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KDB가 출자전환을 통해 수많은 대기업을 거느리면서 출자한 기업들을 통해 퇴직 임원들의 자리를 마련해주는등  '갑'으로서의 횡포를 부린다는 지적이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지 불과 몆달이 되지않은 상황에서 혼란의 산은금융 홍기택호의 현황과 과제를 짚어본다. 

15일 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재취업에 성공한 산업은행 부장급 이상 퇴직자 70명 중 24명(34.3%)은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재취업 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 가운데 14명은 사장과 부사장으로 옮겼으며, 나머지 10명은 감사로 취업했다. 특히 이들 중 88%인 21명은 퇴직 후 한 달 이내에 취업에 성공했다.

이처럼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에 대한 출자전환을 통해 재벌그룹 못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출자사의 경영진과 감사, 사외이사에 퇴직 임원을 대거 내려보내고 있다고 한다.이는 또 다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위에서는 '갑'의 횡포라는 여론과 비난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잘 반영하듯이 15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나 대주주로 있는 10개 기업에 산업은행 전현직 임원 14명이 부사장과 감사, 사외이사 등을 꿰차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과거 산업은행 출신이 일하다 퇴직한 자리에도 자행 출신을 연거푸 선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이 31.26%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대표 고재호)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남상태'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후임에 산업은행에서 추천하는 외부출신이 올 것이란 하마평이 무성했으나 결국 내부 출신으로 조선 전문가인 고재호 사장이 선임됐다. 그러나 이사진에는 산은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상태다.

산은 재경실장을 맡고 있는 김갑중 부사장의 경우 산은 재무본부장과 부행장을 지냈고, 지난해 2월 대우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우조선해양 재경실장은 이전에도 산은 출신인 김유훈 재무관리본부장이 거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3명이 물러나고 4명이 선임됐는데, 그 중 권영민 신임 감사위원은 지난해 3월 김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으로 올 때 비상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권 감사위원은 산업은행에서 기업금융4실장으로 활동했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 등기임원 9명 중 산은 출신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났다.   

대우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대우건설은 임기 3년의 신임 감사위원에 김형종 산업은행 사모펀드본부장을 선임했다. 앞서 산은은 2011년 1월 대우건설에 조현익 부행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으로 파견했다.

또한 STX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3월 정경채 전 부행장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정 부행장은 비슷한 시기에 이미 한진해운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바 있어 겹치기 사외이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조선.해운업 불황으로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2009년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었고, 올해 1월에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산업은행에서 1천500억 원을 빌려 자사 채권을 인수하는 등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STX조선해양 역시 지난해 5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지만 더 이상의 유동성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초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이번에 인수를 검토중인 STX팬오션의 경우 김종배 전 부총재가 2011년부터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다. 올해 1월부터는 박병호 전 집행부행장이 STX팬오션 부사장으로 왔다.

벽산건설 역시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김봉기 안전관리실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쌍용양회공업도 지난해부터 박찬성 전 종합기획부장이 감사위원장을, 윤재민 전 여신심사센터장이 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 산은에서 이사를 지냈던 김기성씨가 사외이사 감사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또 산은에서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기업구조조정실장을 지냈던 이연희씨는 쌍용양회공업 부사장으로 재취업 했었다.

산은에서 LG카드 M&A를 지휘했던 정태진 기업금융1실장도 최근까지 남광토건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3월 현대시멘트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이설규 전 투자금융실장이 지난 3월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 퇴임하자, 그 자리에 선창복 여신감리실장을 감사로 앉혔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정건용 전 총재와 이성근 산은캐피털 사장이 사외이사로, 정영의 전 총재는 고문으로 있다. 금호산업도 올 3월 김왕경 전 이사가 사외이사로 왔다.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박막액정표시장치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태산엘시디에도 배성흥 전 국제금융실 전문위원이 사외이사로 있다.

과거에도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이 출자회사로 재취업하는 관행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처럼 산업은행 출신들이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위에서 열거한것 처럼 산업은행의 고위직 퇴직자 세 명 중 한 명은 자회사 등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자리를 옮긴 것이 확인 됐다.

강 의원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고위 퇴직자 자리챙겨주기는 시대역행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과도한 전관예우 관행은 불법과 비리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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