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와 같이 여성폭력의 피해를 당한 시민들을 무료로 지원하는 170명의 법률·의료 전문 인력풀을 구성·운영한다.

이들은 서울시 소관 여성폭력 관련 기관 59개소(가정폭력 19개소·성폭력 16개소·성매매 24개소)와 연계해 활동하게 된다.

그동안 이들 기관별로 각각의 여건에 따라 전문가를 확보해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시가 구성한 인력풀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법무사, 변호사 등 법률 관련 103명과 의사, 임상심리사 등 의료 관련 67명, 총 170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법률·의료 전문 지원단’을 출범, 여성폭력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15일(수)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서울시가 발표한‘서울시 여성안전대책’의 일환으로서 특히 여성폭력 피해자들이 관련 수사나 재판 과정은 물론이고진료를 받을 때조차도 피해자 비난, 화간 의심, 합의 강요, 신뢰관계인 동석 거부, 반복진술 등으로 인해 2차 피해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상담사례분석 결과(2008~2009년)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가 형사사법절차상 입은 2차 피해를 호소한 사례가 총 133건으로 전체 성폭력 고소 사례(540건)의 24.6%를 차지하고 있었다.

<법률·의료 자문 및 소송 등에 필요한 진단서·소견서 발급 무료 지원>

앞으로 서울시내 59개 기관은 피해 여성의 상담이 접수되면, 각 해당 사례에 적합한 변호사, 의사 등을 찾아 연계해 주게 된다.

지원단이 활동하게 되는 여성폭력 관련 기관 59개소는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기관 및 상담소 등으로 피해여성의 보호 및 상담, 법률·의료 지원, 자활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상담에만 그치지 않고, 민·형사 소송, 질병치료·심리상담 등의 법률·의료 지원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실비)으로 제공하며, 소송 등에 필요한 진단서 또는 소견서 등도 무료로 발급해준다.

이 외에도 지원단 중 희망자에 한해 월 1회 ‘찾아가는 무료 법률상담 및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실시하며, 집단소송·의료 통합지원 사례회의 등 여성폭력 방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시는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서울시 법률·의료 전문 지원단’을 대상으로 여성폭력 관련 전문교육(9월)도 실시할 예정이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경험 있는 전문인 추천 후 심의 거쳐 전문성·공신력 확보>

한편 지원단 170명은 시가 지난 4월 18일(목)부터 여성폭력 관련 기관, 법률·의료 관련 협회 등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경험이 있는 전문 법률인과 의료인의 추천을 받은 후 심의위원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됐다. 임기는 2년이다.

이명숙 변호사(51세, 법무법인 나우리)는 다양한 반여성폭력 활동을 해왔으며, 특히 성매매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2003년부터 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성매매 피해자 상담소)의 법률지원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성매매 업주와 파이낸스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피해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기여해오고 있다.

김삼화 변호사(51세.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는 2000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장으로 위촉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폭력피해자 들을 지원하기 위한 소송을 진행, 무료법률상담 등 피해자 인권보호를 위해 적극 앞장서고 있다.

사승언 원장(55세, 세화신경정신과)은 2000년부터 여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진료 및 집단프로그램, 활동가 역량강화교육 등을 진행한 바 있으며 현재도 피해자들의 심리적 치유를 돕고 있다.

채정호 교수(52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으로 피해를 입고 긴급 피난 온 피해여성들을 위한 심리지원, 의료서비스 연계 등을 적극 실시했으며 현재 서초구 아동여성안전 지역연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숙경 대표(50세, 지안법무사합동사무소)는 2006년부터 용산 성매매집결지 현장지원센터 운영위원 및 자문위원 활동을 시작으로 가족관계, 개인회생, 성년후견인 등 피해여성의 자활에 필요한 다양한 법률지원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서울시는 법률·의료 전문가 중 일부가 소송이나 재판과정 참여로 인해 번거롭고 귀찮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소견서 또는 진단서 발급을 거부하거나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있어, 지원단으로 추천된 이들의 전문성과 공신력을 확보했다.

시는 추천받은 이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 및 신뢰성이 확보되어 있는 지, 그동안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폭력 관련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온 경험이나 참여 의지가 있는 지 등을 기준으로 여성폭력 관련 기관을 통해 1차 의견조회를 거치고, 2차 서면심사를 실시했다.

<16일(목) 서소문청사에서 박원순 시장 참석한 가운데 지원단 위촉식>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16일(목) 오전 9시 30분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대회의실에서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서울시 법률·의료 전문 지원단’의 위촉식을 갖는다.

이날 위촉식에서 박원순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신체는 물론 마음까지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폭력 피해 여성들이 지원단을 믿고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살펴 달라”고 당부하고, “오늘 위촉된 법률·의료 전문 지원단이 여성폭력 피해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서울시도 여성폭력이 없는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인권보호를 다짐하는 여성폭력 방지 선서 낭독이 이어지며, 이후 10시부터 법률·의료 지원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가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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