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김장겸이 나보고 앵커 물러나라 했다”

신 의원과 MBC 신임보도국장의 '김장겸'의악연 믿었던 후배가 “본인위해 의사 물은 것”

MBC 신임 보도국장 김장겸은 누구?

지난해 치뤄진 18대 대선에서 MBC 대선 보도는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받았다. MBC가 여권에 불리한 보도는 누락시키거나 혹은 축소하고 야권에 타격을 입힐 만한 보도는 팩트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보도했다는 평가다.

MBC내부에서는 이같은 평가를 받은 대선보도의 실무 지휘자로 지난 22일 보도국장으로 승진한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를 지목하고 있다. 김 보도국장이 본격적으로 부각된 건 2011년 2월 정치부장이 되면서다. 이 시기는 김재철 체제의 편파보도에 MBC 기자들의 반발이 고조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김장겸 MBC 신임 보도국장이 민주당의 최고의원이며 전 MBC 앵커였던 '신경민'의원으로부터 명예훼손과 관련 소송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으로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신임 보도국장은 이명박 정부 초 정권에 불편한 쓴소리 ‘클로징 멘트’를 했던 신경민 당시 <뉴스데스크> 앵커(현 민주당 의원)에 대해 편집회의 공개석상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했던 것으로 확인돼 하극상이 아니냐하는 의견들이 있다.

이에 대해 김장겸 보도국장은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 하차하실 생각은 없느냐’고 말한 적 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신 의원의 말에 따르면, 자신과 김 국장은 지난 2003년 각각 국제부장과 국제부 차장으로 친밀한 선후배관계로 지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클로징 멘트’로 앵커하차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신 의원에게 김 국장이 물러나달라고 하면서 둘의 관계가 단절됐다고 한다.

이런 악연은 지난해 대선 당시 김국장이 정치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른바 ‘신 의원의 막말 논란’과 관련 리포트를 여러차례 내보내면서 더 표면화 됐다. 현재 신 의원이 MBC 사장을 비롯해 권재홍 보도본부장, 황용구 당시 보도국장,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소송(1억원)을 제기해놓은 상태이며 재판이 진행중에 있다.

신 의원은 지난 23일 언론사인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9시 "뉴스데스크" 앵커를 하면서 하차압박을 받던 2009년 4월 초 한 편집회의 때 일어난 김 국장의 발언을 인터뷰에서 소개했다.

신경민 의원 '앵커시절' 여당의 잘못이 있을 때면 짧은 클로징멘트로 자주 쓴소리

신 의원의 말에 의하면 김 신임 국장이 “공개적인 편집회의에서 나 보고 나가라고 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신 선배가 회사를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그 당시 나를 앵커직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것은 정권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나를 포함해 MBC 구성원들은 대부분이 알고 있었던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한 분위기속에서 특히 수 십명이 앉아있는 공개적인 자리에서‘회사를 위해 그만두라’고 한 것은 내 인생에 대해서도, MBC 뉴스에 대해서도 올바른 태도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2008년~2009년 4월 13일까지 뉴스데스크 앵커를 했던 신 의원은 당시 ‘PD수첩 검찰수사’, ‘미디어법 파업’, ‘신영철 대법관 판결 종용 메일’ 등  정부 여당의 잘못이 있을 때면 짧은 클로징멘트로 자주 쓴소리를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회의에서 김 국장의 그런 말을 들은 신 의원은 나는 ‘못 물러난다, 내가 (정권에 의해) 잘리면 몰라도 왜 스스로 물러나느냐,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했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보고 나가라는 한 것은 후배인 김 국장이 유일했다. 그것으로 그와 나의 관계가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끝났다”고 밝혔다.

한편 신 의원과 김 국장은 앵커를 하는 동안에도 가끔 식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문제의 편집회의가 있기 전에 점심약속도 해놓은 상태였으나 그 일(나가라고 한것)로 더 이상 김 국장과의 관계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신 의원은 전했다.

신 의원의 심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 지난해 발간했던 ‘신경민의 개념사회’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도 신 의원의 주장했던 내용을 일부 언급했다. 책에서 신 의원은 “편집회의에서 공식적으로 ‘할만큼 했으니 회사를 생각해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느냐’고 종용내지 권유하는 후배까지 나타났고, 믿었던 선후배들이 등을 보이며 돌아섰다”고 썼다. ‘그 후배’가 김장겸 현 보도국장이었다고 했다.

신 의원이 앵커에서 하차한 지 2년 만에  MBC를 정년퇴임하고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신 의원과 김 국장의 악연은 신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뒤 의정활동 과정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악연이라는 것이 신 의원이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장에서 막말을 했다는 지난해 10월 MBC 뉴스 때문이었다. 신 의원이 MBC 간부들에게 막말과 지방대 출신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이 MBC뉴스의 요지였다.

신 의원은 ‘간부들의 출신과 학력을 동료의원이 물어봐서 답해준 것 뿐인데 어떻게 그것이 막말이고 비하발언이냐’며 허위왜곡 보도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신 의원은 김재철 MBC 사장을 비롯해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그리고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재철 MBC 사장을 비롯해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그리고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신 의원

신 의원은 이 같은 보도가 여러차례 방송된것에는 주도적인 역할과 책임이 있는 김장겸 보도국장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신 의원은 “지방대 폄하, 막말했다고 보도하는데 주도했던 인물이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1억 원 소송중”이라며 “김 국장과는 선후배로서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다가 앵커 하차 때에 이어 막말파문 보도로 이어지면서 법정에서 다투는 악연까지 됐다”고 말했다.
    
또 신 의원은 현재 김종국 체제의 MBC가 보도국장 인사에 이은 부장급 인사를 단행 한 것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인사가 나타났다”며  김재철 물러났다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현 정권이 자신들은 ‘MBC 인사엔 관여안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거대하고도 뻔한 거짓말일 뿐”이라고 말했다.

 MBC의 이번 인사를 보면 국민은 물론 MBC 구성원의 소망과는 전혀 반대로 가고 있기에 너무나 절망스럽다고 신 의원은 덧붙였다.

신 의원은 24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공인으로 야당의“최고위원이 됐는데 이런 후배 얘기를 다시 꺼내고 싶지 않다”며 “MBC는 지금 80년대 보다 못한 상태라며 실망을 넘어 절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장겸 MBC 보도국장은 24일 언론사와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 의원의 앵커 하차 때 하차의사를 물어본 것일 뿐 ‘회사를 위해 하차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신 의원 본인을 위해 하차할 뜻이 없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국장은 이날 오전 문자메시지 답변을 통해 “회사를 위해 하차하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신 의원이 당시 MBC의 편집방향과 다를 뿐 아니라 편집회의 구성원들과 국장도 사전에 모르게 클로징을 해 논란이 됐고, 편집회의에서 다른 부장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부 부장은 뒤에서 신 의원을 더 이상 말이 안통하는 사람으로 혹평했다. 그러던중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정도면 본인을 위해 하차하실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신 의원은 김 국장은 정치부장 시절 ‘불공정한 잣대로 보도한 책임이 있고 연말 대선 때 ‘막말파문’ 보도를 주도했다’는 신 의원의 지적이 있다.이에 해명을 듣기위해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24일 오후 2시 30분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다고 미디어 오늘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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