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이자 수필 ‘차가운 곳에도 꽃은 핀다’의 저자로 잘 알려진 수필가 김영일(49세, 권익위 행정문화교육민원과, 사진) 씨가 7전8기의 인생역정을 딛고 사무관으로 승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조사관은 1960년 전남 광양에서 4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가난 때문에 광양 초등학교(25회)를 졸업한 후 곧장 부산으로 상경하였다. 공부가 하고 싶어 주경야독을 하다 보니 라면 사먹을 돈이 없어서 찬물로 굶주린 배를 채우며 4번의 도전 끝에 1980년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김 조사관은 이듬해인 1981년 7월 21일 현역으로 입대하여 근무하면서도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훈련 때에도 군장 속에 책을 넣고 다녔고 선임들이 잠자는 시간에는 화장실에 있는 빨간 전등을 벗 삼아 공부를 하며 공무원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1984년 2월 군에서 제대한 후 인천에서 주경야독을 시작하여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고 7전8기 도전 끝에 1986년 국가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을 심어 주기도 했다.

그는 공직에 입문하여서도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로 공무원 제안상 4회 연속 수상, 우수 공무원 표창 등 통산 7번이나 정부 포상을 받으면서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위원장 강철규)에 발탁되어 부패방지 조사관이 되었다. 또한 각종 공모전에서 제기되는 문학 부패 예방을 위해 5년이라는 오랜 연구 끝에 ‘공모전 투명심사 시스템’을 고안하여 세계 최초로 발명 특허(‘07.2.7)까지 받아 냄으로써 우리나라에 ‘인터넷 백일장’ 시대를 여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 조사관의 이런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KTV ‘TV목민심서’의 주인공으로 출연하였고, 지난 2008년에는 주경야독으로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광고홍보학과)을 졸업하여 문학석사 학위를 받아 그의 성실성을 높이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사무관 승진시기 때에는 우연히도 인사이동이 되거나 조직개편이 되는 바람에 번번이 승진 심사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시며 심한 좌절감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꿈속에서 양 치는 목자가 나타나 “아직 쓰임새가 되지 않았다”는 위로를 받으며 그 힘든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 냈다고 말했다.

김 조사관은 국민권익위가 출범하면서 부패방지부에서 고충처리부로 전입했을 때는 업무 성격이 상이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선배들의 모범사례 등을 벤치마킹 하면서부터 전국 방방곡곡으로 고충민원 현장을 찾아다니며 평균 인용율을 50%까지 끌어 올리는 등 탁월한 업무처리 능력을 발휘하여 금번 2009년 2월에 사무관으로 승진하게 되어 동료 조사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 조사관은 처음 사무관 승진 통보를 받았을 때는 ‘꿈인지 생시인지 실감이 나지 않아 볼을 꼬집어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이번 승진은 앞으로도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국민을 위해 “억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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