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과 보수사이트 '일베' 
  
일베저장소라고 불리는 이곳은  대한민국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약자다. 유머 중심의 인터넷 포럼이며 줄여서 일베라고 부른다.

일베는 보수성향 커뮤니티로 주로 욕설이 섞인 대화나 역사왜곡, 호남에 대한 비하 등을 유머로 공유하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그 수위가 도를 넘어서면서 적지 않은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최초의 일베는 1999년 디지털카메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 있던 한 게시판이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부문별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을 ‘일간베스트’ 항목에 올렸다. 이 가운데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의 글은 관리자가 삭제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회원들이 2010년 독립해 만든 사이트가 일베다. 이후 일베는 회원들이 하루 평균 14만5400여회씩 드나들며 소위 인기 사이트가 됐다.

인기 사이트가 되면서 디시인사이드에서 우파 성향 유저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초기에 일베가 관리자 중심으로 게시글을 올리는 형식이었지만, 유저들의 방문이 많아지면서 유저가 직접 글을 올리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변했다. 2012년 현재에는 ‘새부’ 및 ‘기술지원’를 중심으로 하여 ‘개발고수’, ‘운영지원’, ‘고객담당’ 운영진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일베의 주 회원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밍아웃(자신을 일베 이용자라고 드러내는 일)’을 한 글을 찾아보면 자신을 중·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이들이 많다. 하지만 10, 20대가 주 이용자로 지목되는데 가끔씩 직장인이나 교수라고 자신을 설명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 ‘일베 이용자들은 저능아’라는 비난이 일자 국내외 유명대학이나 대기업에 다닌다고 밝힌 회원들이 있었다.

일베저장소는 일명 '우파의 놀이터'로 일컬어지며, 보수 성향의 사용자가 주류를 이루는 사이트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베저장소는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거 광고에 나온 의자가 고가품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일베는 2012년 10월 4일 전방 GOP에서 일어난 총기 오발사고를 수면 위로 띄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2년 4월 11일 총선에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까지 정확히 예측했었던 얼굴 없는 전문가들이 포진(布陣)한 집단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베의 탄생은 20년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를 선동으로 점령해온 좌파세력에 대한 반발로 만들어 졌다. 종북-좌파의 주 무기인 거짓말을 [팩트](Fact)로 무너뜨린 20~30代 의 인터넷 본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더욱더 구심점을 가지고 결집을 하게 된 요인은 2008년이다. MB정권에서 촛불폭동 세력의 국가전복 기도에 위협을 느낀 일부 20~30代들은 북괴의 천안함 폭침 공격까지도 옹호하는 좌파세력에 분노하며 "일베"로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그해 치러진 6.2지방선거에서 전쟁과 평화라는 구호를 앞세운 좌파진영을 보며 적극적인 선거참여가 나라를 지키는 것으로 판단한 '일베 회원'들은 4.11 총선과 2012년 대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서 보수진영의 승리에 견인차 역활을 했다.

"일베"를 폐쇄하겠다는 진보세력의 발상은 과거 유신헌법 시절 언론 검열(檢閱)이다!
'일베'의 등장은 민주당을 당황케 했다. '일베'가 인터넷 커뮤니티의 주류로 부상(浮上)하기 전까지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논리나 이념, 생각등을  매우 손쉽게 전달 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점령한 좌파 네티즌들과 언론을 장악한 노조의 말 한마디에 인터넷 여론을 언제든 민주당에 유리하게 할 수 있었지만 '일베'의 등장 이후에는 자신들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뤄진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새누리당=부자 ↔ 민주당=서민 구도를 부각하려 했다. 그러나 일베의 팩트에 처참하게 무너졌버렸다.

문재인 후보 집에 있던 [의자]는 수백만 원을 호가(好價)하는 의자였는데 이를 <일베 회원>들이 바로 잡아내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서민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던 민주당의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게 대표적 사례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일베'의 [팩트]에 판판이 깨졌던 민주당은  "일베"를 상대로 운영금지 가처분 신청(사실상 일베 사이트 폐쇄 신청)을 법원에 내기로 했다.

민주당의 주장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민주당을 악담 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일베 역시 원인을 제공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일부 '일베' 회원 중에 5ㆍ18 당시의 사진을 올려 악담과 저주를 퍼부은 것은 분명한 '일베'의 잘못이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일부 일베 회원의 일탈(逸脫)을 구실 삼아 일베 사이트 폐쇄까지 공식적으로 들고 나온 것은 누가 봐도 일베에 대한 보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주당이 보기에 5ㆍ18과 관련해서 인신모독과 허위사실 유포 등이 있었다면 해당 글 작성자에 대해 소송(訴訟)을 하면 되는 것을 사이트 자체를 폐쇄하겠다는 것은 누가봐도 지나치리만큼 독재적 발상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만약 '일베' 사이트를 폐쇄한 이후에 전(前) 일베 회원들이 친(親)민주당 사이트에 대거 회원으로 가입해 황당한 막말을 하고 사회적 물의(物議)를 일으킨다면 그때도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자고 주장할 수 있겠는지를 물어보고 싶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이기에 때문에 결코 침범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해서 일베를 폐쇄하겠다는 것은 치졸한 방법이다. 친(親)민주당적인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보라. 그곳도 여성 비하와 패륜적 막말이 난무하는데 그에 대해선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는 점은 이번 민주당의 일베 폐쇄 기도는 조심스럽게 말해 보복 차원이라고 밖에 생각이 드는 이유다.

만에하나 '일베' 회원들이 민주당의 치졸한 협박이 괘심하다하여 외국 언론에 제보라도 한다면 그 망신은 누가 질 것이며 종국에는 대한민국의망신이 아니겠는가? 막말이 많은 사이트라고 무조건 다 없앤다면 북한 독재정권의 검열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민주당은 이번기회에 표현의 자유를 입막음하려는 아집적 오판을 즉각 사과하고 표현의 책임만 묻는 선에서 "일베"에 대한 반(反)민주적인 탄압을 마무리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하나 더 '민주당'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소유하려 들지 말아야한다. 즉 민주화라는 단어는 어느 한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기때문이다. 이번에 민주당의 잘못을 제대로 지적해준 '일베'의 말을 겸허이 수용할 수 있다면, 무너진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민주화"는 5.18이나 민주당만이 쟁취한 게 아니라, 과거 군사정권하에서 6.29선언을 통한 직선제 수용을 이끌어낸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쟁취한 것이라는게 맞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마치 민주당만이 민주화의 주역인양 소유하려 한 것이 보수언론으로 집합체인 '일베'로부터 민주당이 오히려 민주화 당한다,라는 풍자를 받은 것이다.

민주화 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광우병 촛불폭동 때부터다. 당시 "미국 소를 먹으면 뇌가 녹는다, 광우병이 공기로도 전염된다"는 등 터무니없는 루머가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확산했을 때, 일부 블로거가 과학적 자료를 대며 반박 글을 올렸다가 맹비난을 받자, "블로그가 민주화 당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 후 이 단어가 자주 쓰이면서, 일반 청소년들도 은어(隱語)처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제 민주당도 독선과 아집, 진영논리만 난무한다는 '일베'의 충고에 한번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일베'를 폐쇄하겠다는 공격적인 발상을 버리고 거대 야당답게 품어주고 또 큰 잘못은 깨달음을 주는 진정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당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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