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외국도피 후 페이퍼컴퍼니 설립


▲ 30일 발표된 조세피난처 3차 명단에 연극배우 윤석희(왼쪽)씨와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부부가 포함됐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30일 발표한 조세피난처 3차 명단에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계, 재계, 문화계, 교육계 인사 5명이 포함된 가운데 당사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김 전 사장의 부인 연극인 윤석화씨, 이수형 현 삼성전자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현 앤비아트제이 대표, 전성용 경동대학교 총장 등 5명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은 검찰로부터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지난 2002년 홍콩으로 도피해 지명 수배된 상태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주가 시세조종과 외국도피를 전후해 세 차례에 걸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김 전 사장의 부인이자 연극 배우인 윤석화씨는 “남편의 사업을 돕고자 이름을 빌려줬던 사실은 있지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여기에 임원으로 등재한 사실은 몰랐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극인 윤석화씨의 남편인 김석기씨가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등기이사로 등재된 조원표 엔비아이제트(NBIZ) 대표이사도 조세피난처 법인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조 대표는 “언론인 시절 알게 된 김씨가 홍콩에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이름만 빌려달라고 해서 2006년 초쯤에 등기이사로 등재를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후 홍콩을 몇 차례 방문해 회사가 사무실, 직원, 간판을 갖추고 실제 영업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회사의 등기가 버진아일랜드에 있는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 대표는 “김씨가 2008년께 연락을 해 경영이 어렵다고 하기에 사업을 접고 내 이름도 빼달라고 한 뒤론 김씨와 연락을 한 적도 없다”면서 “정부에서 조사가 나오면 떳떳이 응하겠다”며 억울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 부부가 설립한 버진아일랜드 소재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 (Energylink Holdings Limited, 2005년 6월 17일 설립)에는 조 대표 외에도 이수형 전 삼성전자 전무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수형 삼성전자 전무는 “조원표 사장이 김석기 사장과 해외 사업을 같이하기로 했는데 같이 이름을 올리자고 요청했다”며 “투자도 아니고 대가를 받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게 하자고 하면서 조 사장을 통해 여권번호와 영문 이름을 알려줬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또 공개된 명단 중에 유일하게 교육계 인사인 경동대 전성용 총장에 대해 “총장이 취재를 시작한 이후 일주일 동안 대학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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