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소방관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평소 상관의 술자리 강요에 괴로워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31일 대전 대덕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6시 42분께 대전 대덕구 법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대전 동부소방서 소속 A(26·여)소방사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소방사가 근무지 인근의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까지 올라가는 모습이 CCTV에 찍힌 점과 주민 진술 등으로 미뤄 A 소방사가 아파트 20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숨진 A 소방사가 상관과의 문제로 괴로워했다는 제보를 접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0일 유족 및 동료 소방관으로부터 A 소방사가 상관의 술자리 강요로 괴로워했고, 이를 거부했지만 불려나갈 수 밖에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 자리를 강요한 것으로 전해진 상관은 A 소방사와 같은 소방서에 근무하지만, 부서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이 상관을 불러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술 자리 강요를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만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며 “자살 동기가 불분명해 동료 소방관 진술과 휴대전화 통화 내역 분석 등 다각도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소방본부는 경찰과 별개로 해당 소방서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몇 달전 해당 상관 등 소방서 일부 직원들과 A 소방사 등이 술자리를 가진 적은 있지만, 그 뒤로는 만난 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숨진 A 소방사는 2010년 12월 임용돼 대전 대덕구의 한 119 안전센터에서 화재 진압 업무를 맡아왔으며, 성격이 활발해 평소 동료와도 잘 어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에는 소방관 임용과 함께 휴학했던 대학에 복학하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해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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