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임영록 KB금융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최기의 KB카드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3일 이들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5일 후보별로 90분 정도의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회장 후보 1명을 내정, 다음 주 중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KB금융 차기 회장은 다음 달 12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kb금융회장 후보들 사진과 프로필
KB금융 안팎에서는 임영록 KB금융 사장이 경쟁 구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회추위를 구성한 9명의 사외이사들은 KB금융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회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임 사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영록 사장은 행정고시 20회로 재정경제원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2010년부터 KB금융 사장으로 경험을 쌓았다.

임 사장은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 지난 3년간 사장으로 일하면서 쌓은 경험을 갖고 KB금융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도 호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관료 출신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은행노조가 관료 출신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민병덕 행장은 임 사장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행장은 "(임 사장이 앞선다고 하지만)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지 아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KB금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 32년간 재직했고 지난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통합 후 첫 내부 출신 행장에 선임됐다.

현장에서 키운 탁월한 영업력과 소통 능력이 장점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신한·하나 등 3곳의 회장이 모두 행원 출신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 내부에서만 경력을 쌓은 것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라는 평이다. 전략적 판단 등에서 약점을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평생 금융인으로 살았고, 열심히 살았다"면서 "KB금융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신한금융그룹에서 23년간 근무하면서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캐피탈 사장 등을 거쳤다. 경쟁사 출신이라 오히려 KB금융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각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지만 노조는 경쟁사 출신이라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금융인들을 규합해 박근혜 대통령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기의 KB카드 사장은 추진력과 기획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민병덕 현 행장과 행장 자리를 놓고 경합한 바 있다.

KB금융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은 KB카드 대표를 맡고 있어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업무 추진력 등으로 내부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차기 국민은행장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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