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경기, 그의 심정, 실버슬러거를 향한 도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

◆류현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맨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는 누구? 한국갤럽이 지난 5월 27~30일까지 4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16명에게 물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 28.1%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류현진 선수는 특히 남성 30~50대에서 40%이상의 높은 선호도를 보여 남성 팬이 탄탄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 선수는 현재 11경기에 등판 6승을 기록 중이며 지난달 29일에는 완봉승을 거둬 박찬호 이후 6년만에 쾌거였다.

한국인 코리아 메이저리거로는 5번째 완봉승이며(박찬호 3회, 김선우 1회), 9이닝 완봉승은 2005년 김선우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최다 완봉승 투수는 해태 타이거스의 선동렬(29회), 2위는 윤학길, 정민철(총 20회)이다.

1980년대,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 304회 완본승이 있었다. 이는 9경기당 한 번 정도로 흔한 기록이었다. 1990년대, 투수분업화가 시작 돼 13.9경기당 한 번으로 완봉승이 이어졌다. 2000년대, 선발투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이 등판하는 불펜투수가 자리잡아 50.5경기당 한 번꼴로 완봉승을 볼 수 있었다. 작년시즌만해도 단 6차례 완봉승만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의 완봉승은 가뭄의 단비와 같이 한국인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류현진의 승리의경기vs그의 생각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LA에인절스전에서 9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이란 어마어마한 무실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첫 무사사구 완봉승이자 시즌 6승(2패)째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은 4회초 마크 트럼보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결국 류현진은 부상으로 지난 3일 등판 예정됐던 미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출전하지 못한것에 "맷 매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라고 밝혀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는 "콜로라도전 등판을 거르기로 한 데에는 연습 투구를 할 때 몸이 불편해 투구 동작이 흔들리고, 제구도 안되는 상황이었다"며 "릭 허니컷 코치와 등판 여부를 놓고 대화를 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코치와 감독이 그의 상태와 마음을 정확히 읽어 등판을 하지 않기로 한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갑작스런 등판 취소에 "팀에게 미안했고, 특히 저로 인해 마이너리그에서 갑작스레 올라온 맷 매길 선수한테는 더더욱 미안하다"며 "한없이 미안했던 제 마음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등을 두들겨 주는 걸로 마음을 대신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다음 등판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는 지난 번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때처럼 시차 적응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다저스 홈에서 선발로 등판하는 터라 스피드와 제구력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친형과 함께한 아침식사에서 김치볶음밥을 얘기하며 소탈한 일상도 공개했다. 류현진은 신시내티와 콜로라도전 얘기를 언급하며 "요즘 신수형을 보면 '맞아야 사는 남자'같다"며 "어제 두 방 맞고 나서 경기 내내 다리가 저렸다고 한다"며 부상없이 시즌을 마치길 바란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8일 치뤄질 애틀랜타전출격...7승 이뤄질까?

지난달 18일 애틀랜타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2실점, 타석에서는 1안타 1타점으로 직접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치뤄진 경기는 류현진이 1회를 제외한 매 이닝마다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제구력 불안 때문이었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이 많아지면서 3회까지만 63개의 공을 던지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다. 데뷔전부터 이어오던 류현진의 8연속경기 6이닝 투구 기록도 끈긴 것이다. 결국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승리를 날렸다.

류현진은 현재까지 11차례 등판해 6승2패, 방어율 2.89였으나 지난 경기에서는 최소이닝 투구이자 최다 4구 경기를 보였다.

한편 애틀랜타의 폴 마홀롬은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실점(2자책)으로 승리투수를 가져갔다.

이번 8일 치뤄질 애틀랜타전은 예상대로라면 류현진은 폴 마홀롬과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류현진에게는 지난 경기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그는 지난 LA에인절스전에서 첫 완봉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은 상태다. 또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해 지난 경기에 등판하지 않은 것 역시 이번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계기로 작용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하고있다.

또 애틀랜타전은 원정경기가 아닌 홈 경기다. 홈 경기에서는 올해 4승 1패에 평균자책점 1.57로 류현진이 최대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류현진은 폴 마홈에게도 그리고 애틀랜타에게도 시원한 한방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실버슬러거를 향한 질주

류현진의 질주는 어느덧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 투수부문 경쟁자로도 떠오르고 있다. 실버슬러거는 매년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골드글러브가 수비력만을 평가하여 시상하는 것이라면 실버슬러거는 공격력만을 평가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에서는 투수 포지션에서도 수상자를 뽑고 있다.

물론 강력한 경쟁자들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팀 허드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다. 올해 통산 200승을 달성한 허드슨은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뛰어난 피칭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타격 능력이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타율 .316(1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OPS는 .906에 달해 리그 내 붙박이 선발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장타에서는 요바니 가야르도(밀워키 브루어스)가 가장 눈에 띈다. 가야르도는 19타수 4안타로 타율은 .211에 그치고 있다. 하지 만 4개의 안타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1개다. 홈런은 리그 투수 중 1위고, OPS는 .789로 허드슨 다음이다.

지난 10년동안 실버슬러거 수상한 투수들의 평균 성적은 타율 .260, 2.8홈런 11타점이다. 현재 류현진은 .250, 무홈런 2타점이다. 사실 지난 10차례 수상자 모두 최소 1개 이상의 홈런틀 때렸다. 올 시즌 홈런을 기록한 투수는 모두 10명.

류현진이 홈런까지 넘긴다면 실버슬러거를 향한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추는 셈이다. 또 류현진의 꾸준한 타격은 타석에서의 맹활약을 가능케 할 것이다. 팀 타선의 침체 속에서도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실버슬러거 등극도 불가능 하지 않다. 아직은 시즌 초이기 때문에 류현진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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