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알파로스 부도 위기…상업지 우선개발 전망 관련 이미지

청산 절차를 밟는 서울 용산개발사업에 이어 1조 3천억 원 규모의 은평뉴타운 '알파로스' 사업도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서울시가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

알파로스는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구(4만 8천500㎡)에 주상복합·호텔·의료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08년부터 SH공사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추진됐지만 경기 침체로 장기 표류 중이다.

알파로스PFV㈜의 자본금은 1천200억 원이며 출자사로는 SH공사(19.9%)를 비롯해 건설공제조합(25%), 현대건설(12.98%), 롯데건설(9.89%), GS건설(9.58%) 등이 참여했다.

6일 서울시 SH공사에 따르면 알파로스PFV㈜는 지난달 31일 만기가 도래한 1천480억 원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해결하기 위해 애초보다 10억원 많은 1천490억 원의 어음을 차환 발행했다.

이는 투자자 측에서 협상 시한 연장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새 어음의 만기일은 7월 1일로 한 달은 번 셈이 됐다.

그러나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지난달 15일에도 알파로스PFV㈜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렸지만, 사업계획 변경안, 차입금 차환·자본금 증자 계획이 모두 부결됐다. 재무 투자자들은 SH공사가 내놓은 사업계획으로는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시는 알파로스PFV㈜의 대출금 1천480억 원을 직접 갚고 토지매매계약과 사업협약을 해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시는 사업이 지연돼 은평뉴타운 입주민들이 생활편의시설 부족 불편을 겪는 점을 고려해 중심 상업지를 우선으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PF 방식으로 상업지를 개발하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계획구역 용도면적의 비율을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노인복지주택이나 생활형 숙박시설을 도입하고, 용도면적 비율은 상업시설 40%·전략시설 20% 이상에서 상업시설 30%·전략시설 10% 이상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용도비율이 변경되는 대로 재공모를 통해 8개월 안에 공모지침부터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까지 마치고, 필지별 분할 매각과 상업시설 자체 개발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세부 계획도 세웠다.

시는 또 투자자를 PF 사업 투자자 외에 토지신탁과 리츠(REITs, 부동산 투자 전문 뮤추얼펀드) 등으로까지 다양화해 분양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 조사, 특별계획구역 변경, PF사업 공모지침 등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라며 "일단 협상 경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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