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으로 투자자금이 갈 곳을 잃은 가운데 상장사의 중간 배당 시즌이 시작됐다.

벌써 28개 상장사가 중간 배당을 예고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로 한국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만큼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배당주 투자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S-Oil을 시작으로 POSCO, 삼성전자, 하나투어, GKL 등 모두 28개 상장사들이 중간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예고했다.

주주명부 폐쇄란 주주총회의 의결권 행사 권한이나 배당 대상을 확정하기 위해 일정 기간에 주권의 명의 변경을 막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S-Oil은 중간 배당을 위한 기준일을 오는 30일로 잡고 주주명부 폐쇄 기간을 다음 달 1∼14일로 정했다.

이달 30일까지 S-Oil 주식을 가진 주주만이 중간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1∼14일에 S-Oil 주식의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주권의 명의 변경은 15일부터 반영된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배당의 확정 여부와 배당금 규모는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처음앤씨만 1주당 1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주식시장 종목 수익률이 극히 저조한 만큼 상장사 배당수익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5.6%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7.2% 빠졌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폭락한 데다 올해 들어 대형주의 자리를 대신했던 중소형주도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시세 차이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진 만큼, 규모가 작더라도 수익은 확실한 배당금 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주식시장과 비교해도 수익률이 최하 수준"이라며 "이런 약점을 전략적으로 보완하려면 배당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004년부터 6월에 배당을 시행한 기업들의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합친 6월 총 수익률은 항상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배당 결정을 공시하는 기업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작년에는 43개 상장사가 6월 배당을 했다.

류 연구원은 "2011년에 6월 배당을 한 44개 상장사 중 36개사가 작년에도 6월 배당을 했다"며 "작년에 6월 배당이 있었던 종목을 골라 매수하면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은 이득을 볼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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