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처' 싱가포르 역외탈세 추적 탄력받는다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의 하나인 싱가포르와의 조세조약개정안이 오는 28일 발효돼 정부의 역외탈세 추적이 탄력을 받게 됐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답변을 통해 "싱가포르와의 조세조약개정안이 곧 발효된다"라며 "버뮤다와의 조세정보교환협정은 곧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청이 2009~2012년 불법 외국환거래가 적발된 조세피난처 지역을 분석한 결과 싱가포르는 이 기간 41건, 5천141억원의 불법 외환거래가 드러났다.

조세피난처 가운데는 홍콩(1조7천553억원), 필리핀(6천807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규모다.

싱가포르와의 조세조약은 2010년 5월 자국법을 이유로 상대국으로의 금융정보 제공을 제한하지 못하는 내용으로 개정해 발효를 준비해 왔다.

기재부는 "싱가포르가 조약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지난달 마무리함에 따라 조약개정 절차가 모두 끝났다"며 "이번 조약개정으로 우리나라 국세청은 싱가포르 국세청으로부터 탈세혐의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더 많이 받아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 혐의자에 대한 조세회피 여부는 정보 요청국이 입증해야 한다.

현 부총리는 또 국회 답변에서 "전체적으로 해외투자 규모가 크다든지 수출입비중 고려해서 랭킹 10개 국가는 (조세조약이나 조세정보교환협정 제·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외탈세에 관한 처벌이 약하다는 설훈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역외탈세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처벌기준 강화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설훈 의원에 따르면 미국은 1만달러 이상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정부에 신고하지 않으면 해당 금액 50%를 과태료로 부과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10억초과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미신고액의 10% 이하만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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