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으로 바라본 세상", 김지희 초대전
           
안경으로 통하는 현대인의 획일적인 웃음을 표현해 온 화가 김지희(29)의 초대전이 2013년 7월 4일부터 15일까지 신사동 청작화랑(대표 손성례)에서 열린다. 본 전시는 2011년 첫 청작미술상 20대 수상자로 주목받았던 수상기념전 이후 2년 만에 신작을 발표하는 공식 개인전으로 눈길을 끈다.

미술평론가 김종근 교수는 김 작가의 그림을 다음과 같이 평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이 젊은 작가의 작품에 주목하는 본질적인 사유는 무엇보다 얼굴에 내재 된 이중적인 메시지이다.

그 메시지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감추어져 있는 밝은 얼굴 속의 고독한 내면의 이야기이다. 그는 두 얼굴로 살아가는 슬픈 인간의 존재, 결코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표정위에 가면을 쓰고 의사소통을 하는 우리 현대인의 불편한 웃음을 선물한다." 고 평하고 있다.
                                                          
안경으로 잘 알려진 화가 김지희는 전통 재료를 사용한 팝아트풍의 강렬한 동양화로 교정기, 오드아이 등 파격적인 소재를 화면으로 끌어들이며 뉴욕, 마이애미, 서울, 홍콩, 베이징, 퀼른 등 국내외 100여회의 전시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에너지 넘치는 젊은 작가다. 현대인의 자화상에 천착해 온 김지희 작가의 이번 전시 주제는<Virtual Camouflage>(가상의 위장)다.

작가는 본 전시에서 로망과 자아 정체성을 일체화시키는 현대인의 자화상에서 더 나아가 군복의 위장무늬를 조형언어로 끌어들였다. 전시 상황에서 군인들이 풀숲에 몸을 감추기 위해 위장(camouflage)을 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성공을 향해 경쟁하는 현대사회를 첨예한 전시상황에 빗대었다. 매 순간 사람과의 관계 속에 긴장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상황과 획일적인 웃음을 경쾌하게 표현한 기분좋은 그래서 상큼한 작품이다.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소녀의 해맑은 웃음은 그렇게 서먹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해소해줄 수가 있을 것인가. 웃음 뒤에 숨은 어둠을 헤아릴 일이다. 어둠을 애써 외면하는 웃음은 웃음이 아니다. 어둠을 껴안을 때에야 비로소 웃음은 서먹한 사람들 사이로 번져 나갈 수가 있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몇 년 간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가의 Sealed smile 인물 연작 외에,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시리즈 Virgin heart를 공개한다. 전통 재료로 보석을 디테일하게 표현한 Virgin heart 시리즈는 반지 속에 갇힌 다이아의 형상을 의인화하여 물질만능주의에서의 고독과 무력감을 드러낸 것으로, 팝아트풍의 기존 시리즈를 넘어 다양한 표현기법으로 변주하는 작가의 역량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아울러 김지희는 본 전시에 앞서 "그동안 페르소나, 현대인들의 획일적인 웃음에 문제의식을 갖고 이러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경쾌한 조형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일종의 풍자인 동시에 ‘웃음’을 통해 긍정적인 희망 또한 제시하고자 했다.

본 전시에서는 짧은 생의 순환을 상징하는 꽃, 긴장감을 담은 위장무늬, 보석 시리즈 등의 장치를 통해 기존 작업에 더욱 심도 있게 접근한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전시에 앞서 말했다.

또한 본 전시 평론을 쓴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모나리자의 알쏭달쏭한 미소는 시공간의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김지희의 그림과 만나진다고 생각한다. 웃음에 인색한 시대에 웃음을 선사하는 그림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모르긴 해도 사람들이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소녀의 해맑은 웃음은 그렇게 서먹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해소해줄 수가 있을 것인가. 웃음 뒤에 숨은 어둠을 헤아릴 일이다.

어둠을 껴안을 때에야 비로소 웃음은 서먹한 사람들 사이로 번져 나갈 수가 있다."(줄임) 라고 말하며 작품이 내포한 의미 대해 설명했다.

꾸준히 성숙해지는 작품으로 국제적으로 비상해 나가는 김지희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동시대 작가의 경쾌한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현실의 희망을 반추해보는 것은 어떨지 사뭇 기대가 크다.

김지희 작가의 초대전은 청작화랑에서 2013년7월 4일부터 15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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