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36년만의 폐지…상업적 논리에 밀려

▲ MBC '대학가요제' 방송프로그램 

MBC '대학가요제'가 36년만의 폐지된다.

1977년 9월 제1회 행사가 열린 대학가요제는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동시에 당시 젊은이들의 꿈에 무대이자 군사 정권 시절 그들의 해방구 역할을 했다.

또 MBC 대학가요제는 방송국 내에서 장소만 야외로 바꾼 MBC강변가요제를 낳게 했고, 젊은이의 가요제 해변가요제 등 유사 가요제를 만들어낸 모티브였다.

제 1회 대상을 받은 '나 어떡해'의 샌드페블즈를 시작으로 이범용, 높은음자리, 당대 음악계 최고의 MC 배철수, 유열을 비롯해 무한궤도, 전람회, 이한철 등 출중한 실력으로 가요계를 주름잡는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2000년대 들어서면서 대학가요제의 인기는 한풀꺾이게 된다.

90년 세대 중심으로 문화가 이전됐고,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를 중심으로 배출됐던 스타들은 점차 대형기획사를 통해 배출됐다.

또 스타 등용문은 가요제가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가장 인기몰이를 했던 케이블 채널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시리즈를 시작으로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등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또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문가의 트레이닝 속에서 엄격하게 스타들을 배출하고, 향후 기획사가 자질이 보이는 출연자를 끌어가며 지속적인 관리에 들어가 스타를 탄생시킨다. 뿐만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의 상금 또한 어마어마하다.

이에 대학가요제는 최근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득세, 대중문화의 흐름이 바뀌면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결국 MBC 관계자는 2일 작년 36회를 마지막으로 올해부터 대학가요제 행사를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중음악계의 변화로 프로그램이 과거처럼 스타 탄생의 장이 되지 못하고, 프로그램 특성상 제작비가 많이 들면서도 시청률이 기대보다 낮았다"며 "이미 작년 말에 올해 대회의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폐지 경위를 설명했다.

7080의 아이콘이자 시대를 대표했던 문화 프로그램이 상업적인 논리에 밀려 막을 내림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아쉽지만 올 것이 왔다"고 보고 있다.

대학가요제가 힘 없는 무대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이들이 시청률과 대중문화를 맞바꾼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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