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성장세 이어가

▲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시장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불안 여파에 휩싸이는가 하면, 부품 결함으로 인한 신뢰 저하로 경쟁 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시장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불안에 따라 영업력이 약회되는가 하면, 부품 결함으로 인한 신뢰 저하로 경쟁 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현대·기아차의 주요 해외 시장 국가인 아프리카의 이집트는 최근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하야 논란으로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라는 이집트 군부의 요구에 대해 대통령 측이 거부하면서 현지 정국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국 불안 여파는 이집트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업체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현지에 있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현지 동향을 긴밀히 지켜보고 있다.

이집트는 남아프리카, 모로코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연간 판매는 약 20만대 규모이며, 브랜드별 판매순위는 GM에 이어 현대·기아차가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올 1~4월 이집트에서 1만5945대(시장점유율은 23.4%)를 판매해 선두를 달리고 있는 GM(1만6124대)을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현지 생산기반이 없는 현대·기아차와 르노는 아직 영업망을 정상 운영하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우려해 판매 중단과 현지 한국직원 대피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위기에 처했다.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이 8% 성장하며 오랫만에 수요를 회복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오히려 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GM·포드·도요타 등 미국과 일본 경쟁업체들이 모두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상위 10개 업체 중 유일하게 현대기아차만 역성장했다. 작년 상반기 8.9%였던 시장 점유율 역시 8.2%까지 하락했다.

이는 엔저 바람을 타고 일본 경쟁업체들이 매섭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최근 잦은 리콜 상태로 품질 문제가 불거졌으며, 노조의 파업과 주말특근 거부 등으로 생산성 또한 상당히 떨어져 하락세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이건 이웃나라 중국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진출 11년 만에 누적 생산·판매 7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베이징현대 51만842대, 둥펑위에다기아 27만6천466대 등 총 78만7천308대를 중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9만3천896대보다 32.6% 늘어난 수치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하반기(74만2천665대)와 비교해서도 6%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판매 실적은 중국 진출 첫해인 2003년 13만4천대에서 2006년 40만5천대, 2010년 103만6천대, 2012년 133만6천대로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올 상반기까지 중국시장에서 베이징현대는 462만6천496대, 둥펑위에다기아는 237만6천25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해 양사를 합쳐 현지 생산판매 7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베이징3공장 본격 가동과 신차 판매 호조로 올 상반기중 이미 올 전체 중국 시장 판매목표인 147만대의 53%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도 전략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매증가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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