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난의 특징과 해결 방안
최근 전세난의 특징과 해결 방안
  • 김선덕 칼럼
  • 승인 2010.03.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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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세 가지를 의,식,주라고 표현했는데, 외부에 보여지는 것이 중요했던 유교적 문화를 가진 사회였기에 의(衣)가 가장 앞장선 것이 아닌가 한다. 예나 지금이나 식(食)은 생존에 절대적이니까 이제는 식(食),주(住),의(衣)라고 표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먹고 입는 문제는 과거와 비교할 수도 없을 것이나 주거 문제는 수십 년간 많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사철만 되면 당국에서 주택 수급 문제 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2009년 말 기준으로 주택 매매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0.6%가 상승했으나, 전세 가격은 매매 가격의 3배가 넘는 2%나 상승했다.

올해도 수급 불균형에 따라 전세가격 상승이 예고되어 있는 상태라 봄, 가을 이사철이 우려된다. 겨울방학 이사 수요로 올 초 상승한 이후 최근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었으나,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과거에는 인구나 가구의 증가, 대도시로 인구 이동 등에 따라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한데 비해서 주택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 전세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었으나, 최근에는 주요 상승 요인이 바뀌고 있다. 학군 수요 등으로 인한 국지적인 전세가격 상승은 별도로 하고,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에 따르는 이주 수요가 새로운 전세가격 상승 요인으로 등장했다.

현재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는 대규모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다 보니,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한다. 재개발?재건축에서의 이주 철거 수요는 주택 시장에 아주 특수한 상황을 초래한다.

재건축과 재개발로 인한 이주 철거 수요는 두 배의 파괴력을 주택 시장에 미친다. 하나는 새로운 임대 수요가 나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존의 서민층 임대용 주택이 없어지는 것이다. 올해 서울에서 5만 8,000여 호가 이주철거 될 것으로 본다. 최근 법원의 조합설립 등에 대한 무효판결이 잇따라 다소 철거 주택양의 변화는 있을 수 있으나, 주택수급에는 10만 호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온다.

또 재개발, 재건축으로 다세대 등 임대용 주택이 헐리지만 이주비를 받은 조합원들의 상당수가 건설기간 동안 아파트 전세 수요로 전환이 되면서, 소형 주택의 전세 가격뿐만 아니라 아파트의 매매 가격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서민층을 위해서 지난 정부에서는 서울에서 비교적 떨어진 지역에 국민임대주택 정책을 추진했고, 현 정부에서는 서울에서 보다 가까운 보금자리주택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주할 사람들의 생활 근거지와 거리가 멀고 임대료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동안 전세난이 심화될 때마다 그래도 소용이 다소나마 있었던 정책은 단독주택, 다세대, 다가구 주택 등이 조기에 지어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었다.

현재는 토지가격이 높아서 이들 유형의 주택으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 또 지어진다고 해도 서울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뉴타운,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헐릴 주택을 양산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 대도시의 전세난 문제는 인구나 가구 증가 또는 인구 유입에 따르는 주택수급 불일치 문제는 아니다. 학군 등 지역적 특성에 따른 수요와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 철거 수요의 문제이다. 지역마다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한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은 꾸준히 추진되어야 하나, 문제는 어떻게 시기를 분산시키면서 주택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가이다.

전국 기준이나 수도권 기준으로도 주택보급률도 100%가 넘어 정부의 정책도 이제는 총량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또 임대료가 크게 상승하면 임대료를 직접적으로 통제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직접적인 가격 규제는 주택의 질과 양에서 또 다른 왜곡을 가져올 뿐이다. 물론 그런 정책을 사용했던 외국의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최근의 전세난의 원인이 되는 뉴타운, 재개발의 문제로 푸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본다.

이제 전세 문제는 주택 공급 총량의 문제로 다룰 것이 아니라 이제 지역적인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첫째는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시기 조절이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 정부에서 인허가를 통한 조절을 해야 하겠으나, 중앙정부도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정책적으로 인센티브나 보조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사 기간 일시적으로 개발 지역을 떠나지만 완공 후에는 현지 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소형 주택이나 임대 주택을 공급하고, 주거 보조비 지급 등 제도적 개선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셋째,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그나마 도심과 거리가 멀지 않은 지역에 임대용 주택의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김 선 덕-
[전]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국토해양부 신도시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현]한국감정원 공동주택가격 심의위원

[현]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출처-국회경제정책포럼(대표 정희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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