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폭격기, 동해 상공 KADIZ 침범, 우리 공군 경계비행

우리 영공으로 러시아 Tu-95MS 전략폭격기 2대가 15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려다가 우리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에 나서자  되돌아 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 관계자는 16일 “어제 오전 11시께 러시아 Tu-95 폭격기가 동해 상공에 설정된 KADIZ 내로 진입을 시도했다”면서 “공군은 F-15K 전투기 2대를 긴급 출동시켜 수차례 접근 경고방송을 한 뒤 F-15K 전투기 2대가 긴급 출동해 감시·저지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폭격기 KADIZ 침범시도”로 생각한 우리공군은  F-15K 전툭를 출격시켜 즉각 러시아 폭격기에 경고통신을 하며 KADIZ 내로 비행하지 않도록 경고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의 경고 통신을 받은 러시아 폭격기는 10여분 뒤 KADIZ 상공을 순회하다가 기수를 돌려 동해 공해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뿐 아니라 당시 일본 전투기들도 출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폭격기가 동해 KADIZ 쪽으로 비행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고 했다. 우리 공군은 “그때마다 전투기를 출격시켜 감시·저지비행을 한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러시아 항공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진 않았지만 KADIZ 가까이 접근했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출격을 했다”면서 “러시아 항공기가 동해 KADIZ 쪽으로 비행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Tu-95는 지난 2010년 10월에도 동해 KADIZ를 침범했으며 초계 비행 중이던 공군의 KF-16 전투기 4대가 출격하자 되돌아 간 적이 있다.

KADIZ는 영공방위를 목적으로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동·서·남해 상공에 설정한 일정한 공역을 의미한다. 국제법상 우리 영공은 아니다.

KADIZ는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1951년 3월 23일 남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의 항공기가 공중에서 무력충돌하는 사례를 막으려고 설정했다.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 Tu-95MS(나토명:베어/곰/)는 최대 시속 920km로 1만5천km 거리를 추가 급유없이 비행할 수 있다. 해상 초계·정찰형으로도 개조됐으며 동해 상공에서 자주 정찰비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언론 보도문을 통해 Tu-95MS의 동해 상공 비행은 현재 진행중인 자국 동부군관구 전투태세 점검 훈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타국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극동 아무르주(州)의 ‘우크라인카’ 기지에서 발진한 공군 극동 지역 비행단 소속의 전략폭격기들이 일본해(동해)와 일본 열도 북쪽 태평양 공해상을 비행하며 훈련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면서 “공군 전투기들의 비행은 공해상에서의 상공 이용에 관한 국제규범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이루어져왔고 이번에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Tu-95MS 폭격기 2대가 7시간 15분 동안 비행하는 동안 일부 노선에서 한국의 F-15K 전투기와 일본의 F-4J, F-15J, F-2A 전투기 등이 함께 날며 경계 비행을 펼쳤다"며 한국·일본 전투기들과의 조우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 측이 주장한 KADIZ 침범 시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동부군관구는 지난 13일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격 지시로 비정기 전투태세 점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동부군관구 산하 16만 명의 병력과 약 1천대의 탱크 및 장갑차, 130여 대의 전투기 및 헬기, 70여 척의 함정 등이 참여하고 있다.

동부군관구는 바이칼 호수 동쪽의 자바이칼 지역과 아무르주, 연해주 등 극동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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