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한 골프장 사우나에서 쓰러진 듯..경찰 사인 조사

 

 광동제약 창업주인 최수부(78) 회장이 강원도 평창의 한 골프장 사우나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4일 평창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0분께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골프장 사우나에서 최 회장이 쓰러져 있는 것을 종업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한 일행은 경찰에서 "골프를 마치고 함께 사우나에 있다가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 회장이 나오지 않아 종업원에게 어찌 된 일인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일행과 부부 동반으로 골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과 일행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와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최 장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한방의 과학화'를 선도한 제약인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최 회장은 제약업에 문외한인 일반 소비자도 우황을 고르는 광고 속 모습과 '40년 최씨 고집' 문구를 기억할 정도로 대중과 업계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고인은 소학교 시절 자신을 '조센진'으로 놀리는 일본인 학생을 때려 퇴학당한 이후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타고난 성실성과 추진력으로 맨손으로 매출 4천억대의 제약·유통기업을 일궈냈다.

최 회장은 1963년 10월 광동제약을 창업하고 '광동경옥고'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한방 과학화에 매진했다.

최 회장의 노력으로 1973년 거북표 우황청심원과 2년 후 광동쌍화탕 등 회사의 대표제품이 탄생했다.

주요 약재를 직접 고르는 깐깐한 고집은 광동 한방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로 이어졌다.

2000년대 광동제약은 최 회장의 결단으로 큰 전기를 맞이한다.

2001년 '비타 500' 출시를 시작으로 옥수수수염차 등을 내놓으며 국내 음료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된다.

생전 최 회장은 한 번 결정하면 강력한 추진력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특유의 '뚝심'과 임직원들을 강하게 독려하는 다혈질의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휴가를 떠나기 직전까지도 최 회장은 경영 전반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강력한 존재감으로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최수부'로 통했다.

전직 광동제약 임원은 "고인은 '한방의 과학화' 개념을 국내에 정착시킨 선각자이자 맨몸으로 대표적 헬스케어기업을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제약산업과 기업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1996년) 등 훈포장을 받았으며 대한경영학회(2008년) 등 국내외 기관이 수여하는 경영인상을 수차례 수상했다.

저서로는 '뚝심경영'(200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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