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하우스푸어, 스스로판 무덤 될까?
위기의 하우스푸어, 스스로판 무덤 될까?
  • 윤장섭 기자
  • 승인 2013.07.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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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하우스푸어, 스스로판 무덤 될까?

하우스 푸어란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신종언어 이다. 요즘 하우스푸어들은 집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대출이자비용으로 인해 정작 자신이 소비할 수 있는 소득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자 정부가 최근 건설사(시행사)들이 보유한 미분양 아파트를 전셋집으로 내놓도록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파주·김포·청라 등 미분양 주택 밀집 지역에서 전세를 놓고 있는 ‘하우스푸어(집 있는 빈곤층)’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오는 9월부터 건설사 수도권 준공 미분양 아파트가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여 하우스푸어 주택(속칭 깡통주택)의 전세입자들이 줄줄이 이들 주택으로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우스 푸어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미분양 아파트가 전세로 전환될 경우 임대료(전셋값)가 주변 시세보다 낮거나 비슷하고, 정부가 전세금 반환을 보증해주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정부가 보증하는 주택으로 이동하는 자연스런 현상을 보일 것으로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28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용인 파주 등 수도권 미분양주택 밀집지역 가운데 하반기에 전세기간이 끝나는 신축 단지의 깡통주택 세입자들이 정부가 보증하는 등 조건이 좋은 주택으로 갈아타기를 희망하고 있어 세입자들의 대부분이 이동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하우스 푸어라고 소개한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 D아파트를 분양받은 공무원 임모씨는 “대출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계약을 꺼리는 세입자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재직증명서까지 보여주면서 어렵사리 전세를 놨다고 한다. 어렵게 세입자를 구했지만 지난주 정부의 미분양 주택 전세 전환 소식을 듣고 세입자가 올가을에 전세보증금을 빼 달란다며 걱정거리가 다시 늘었다고 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신규 입주 단지 A공인 관계자는 “대출금액이 분양가의 60% 이상인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101㎡ 이상)의 경우 전셋값이 1억원까지 떨어져도 세입자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보증하는 전셋집이 쏟아지면 하우스푸어들의 ‘세입자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운양동 한강신도시 D아파트는 준공된 지 1년이 다 됐지만 입주율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매매가도 당초 분양가보다 최고 5000만원까지 빠졌다. 파주 운정신도시, 인천 청라국제도시 등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지구에 있는 하우스푸어들은 대부분 상황이 비슷하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 하우스푸어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준공 미분양 주택’의 상당수는 현재 이들 중대형 주택이 차지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H단지 중대형을 계약한 계약자들은 “전용 101㎡의 전셋값이 인근 전용 59㎡짜리와 1000만~2000만원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도 세입자를 못 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세입자들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있는 하우스 푸어들과는 달리 “최근 공무원연금공단이 건설한 ‘김포 경남아너스빌’은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해 입주가 빠르게 이루어 지고있다."  전셋값이 저렴한데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신뢰 때문에 세입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인 박원갑씨는 “전·월세 수요가 많지 않은 미분양 밀집지역에서 ‘정부 보증 전셋집’이 쏟아지면 주변 지역 하우스푸어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전셋집 전환이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신도시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일단 입주민이 늘어나면 상업시설과 학교 관공서 등 공공시설 확충도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우스푸어의 규모에 대해서 명확한 수치는 나와있지 않으나 2011년 현대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약 157만가구, 가구원 수 약 550만명으로 5000만 국내인구 수를 가정했을때 약 10% 넘는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생계지출 곤란 문제를 겪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 금융연구원은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토대로 하우스푸어의 규모를 56만 가구로 추정해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로 인해 현재 약 960조원의 가계부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이중 약 40%인 400조원 정도가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경우, 우선 국내 경제에서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사람들이 대출이자의 부담때문에 정작 소비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내수시장 침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경우 경제에 활력이 떨어지고 일반 시민들은 더욱더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은 미래 경제상황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함에 따라 투자를 회피하게 될수밖에 없다. 기업의 투자는 경제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으로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성장률이 낮아지고 결국 이 경우 장기 저성장의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20년 전 부동산 거품 붕괴 후 장기 불황의 저성장을 보이고 있어, 한국도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가계대출이 증가할 경우 또 다른 문제는 중앙은행의 이자율 설정에 있어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BOK)은 본래 근본적인 목적이 한국은행법 제 1조에 규정되어 있듯이 ‘물가안정’이다.

물가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여러 정책 중에 특히 금융시장에 있어서 기준금리 조정이 대표적인 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초단기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기준금리를 출발점으로 하여 금융시장의 다양한 금리가 결정되기에 대단히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고 봐야한다.

처음부터 중앙은행은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자율을 올려 경기과열을 막고, 경제가 침체기미를 보이면 이자율을 낮추어 경기불황에 대비한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이자율을 올려 물가안정을 도모하기 어려워진다.기준금리를 올리는 경우, 이를 시발점으로 대출금리도 상승하게 되므로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도 물가상승의 우려가 크지 않으나 지금보다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더 이상 낮출 수 있는 기준금리의 여지가 없어 통화정책을 적절히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계대출의 문제는 경제에 있어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직은 터지지 않았으나 만약 가계대출이 점점 증가하는 경우 국가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우스푸어 뿐 아니라 렌트푸어도 증가하는 상황이라 가계대출의 규모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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