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 주판알 튀기는 여야 거물급 후보들

미니 선거로 국민들의 민심을 확인 할수있는 10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여야 거물 정치인들의 복귀전으로 치뤄질 공산이 크다. 지금 여야 정치권은 서서히 '선거 모드'로 분위기를 전환 중에 있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전초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박근혜 정권 출범 8개월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도 결합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10곳이상 재·보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대략 7∼9곳이라는 게 여야의 전망이며 '미니 총선'은 아니지만 수도권, 충청, 경북, 호남 등 비교적 골고루 분포돼 전국 민심을 진단할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는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들의 출마가 대거 예상되고있는 가운데 다시한번 선거판이 후꾼 달아오를 공산이 커졌다. 야권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손학규·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출마 할 것 이라는 이야기들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 역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이 상실된 지역구가 드러나면서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야 거물 정치인들의 대결이 성사되면 이번 10월 재·보선은 김무성·이완구(이상 새누리당)·안철수(무소속) 의원 등 거물들이 금배지를 달았던 지난 4월 재·보선 못지 않게 세간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위주로 구성돼 있는 정치권에 대해 대안 세력의 필요성을 주장, 독자 세력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민주당과의 인물 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재 보궐 선거가 갖는 의미는 각 당마다 다르다. 새누리당의 경우 10월 재·보선을 무난히 치른다면 현 황우여 대표 체제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김무성 의원 등 당권 경쟁이 조기 점화되면서 수면 밑으로 가려져 있던 친박(박근혜)과 비박간 계파 갈등이 재점화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당의 상황은 좀더 복잡하다. 이미 친노(노무현)와 비노간 갈등이 최근 수차례 드러난데다, 안철수 의원의 세력화가 민주당 압박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벌써 지도부를 향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10월 재·보선에서도 4월 재·보선과 같이 패배하거나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의 존폐 위기가 생각보다 더 빨리 닥쳐올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2심까지 당선 무효형을 받고 최종심이 진행 중인 곳은 인천 서구·강화을, 경기 수원을, 경기 평택을, 충남 서산·태안, 경북 구미갑, 전북 전주완산을, 서울 서대문을 등이다. 지난 25일 대법원 판결로 김형태 전 의원(무소속)이 의원직을 상실해 재선거가 확정된 경북포항 남·울릉까지 합치면 모두 8곳이다. 2심에서 의원직 유지형(벌금 100만원 미만)을 선고받았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광주 동구(박주선 무소속 의원)도 선거 지역이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민주당에서는 경기지사를 지낸 손학규 상임고문이 독일 체류를 마치고 9월 귀국해 수원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 고문 측 핵심 관계자는 “손 고문이 (정치 재개를 위해) 국회에 들어와야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9월22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10월10~11일인 재·보선 후보 등록일까지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손 고문에 맞설 새누리당 후보로는 배은희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17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고문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전주 완산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예측된다. 정 고문은 지난 19대 총선 때 서울 강남을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에 밀려 낙선한 바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충남 천안 출신의 서청원 전 대표가 충청 지역에, 안상수 전 시장이 인천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친박계 핵심이었던 서 전 대표는 2008년 총선 뒤 ‘공천헌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2010년 12월 가석방된 데 이어 지난 1월 말 사면·복권됐다. 지난해 총선 때 공천헌금 파문으로 제명됐던 친박계 현기환 전 의원과 함께 4월 재입당한 뒤 상임고문으로 위촉됐다.

그의 원래 지역구는 현재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리잡고 있는 서울 동작갑이었으나 고향인 충청권에 전략공천을 받아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안 전 시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재도전과 10월 재·보선 출마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이 이번 재 보궐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예전의 보궐 선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 될 것이라는게 대다수 정치권 인사들의 이야기다. 거물 정치인들의 귀환도 그렇고 '박 대통령'의 향후 국가 운영의 향방을 가늠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이번 보궐 선거가 주는 의미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각자 주판알을 튀기고 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보궐 선거, 여야 모두  머리아픈 싸움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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