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희망 잃치 않고 그리운 금강산을 노래한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결코 금강산관광을 놓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엊그제 남북당국의 승인을 받아 4년 만에 금강산을 다녀 온 현 회장이 보인 자신감이다. 김정은 제1비서의 구두친서를 받은데다, 대남정책 실세인 원동연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의 극진한 예우가 이런 자신감의 원천인 듯하다.

노동신문도 이례적으로 “고 정몽헌 선생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애국 인사”라고 극찬했다. 북한의 이러한 환대를 놓고 대북사업을 주도해 온 현대와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곡 그리운 금강산은 정말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 했다.누구의 주제련가로 시작되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개성공단으로 단절된 남북 대화의 물고를 틀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故정주영 회장의 치적사업으로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 사업은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중단되었다. 현정은 회장으로서는 현대상선 등 주력 계열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시간내에 현대그룹이 꼭 풀어야 할 숙원 사업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절대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 6월 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특별담화문을 통해 북한의 의지를 엿볼수 있었다. 남북당국간 회담을 제의한 이 담화문은 개성공단 정상화뿐 아니라 금강산관광 재개도 의제로 못박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열리고 있는 와중에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접촉을 제안하는 등 금강산관광 재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북측은 보였다.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면 자연히 금강산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믿었다.

이번 6차회담까지 진행된 개성공단 실무자 회담은 우리 정부의 회담 전략에 따라 주 의제에서는 빠졌지만, 북측이 개성공단 합의문 초안 작성을 수 차례 수정하면서까지 의지를 보였던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의 뜻도 컸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주장도 있다.

우리 정부는 6차회담이 결렬되자 지난달 29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다시한번 제의했다. 그리고 북한이 재발방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더 큰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막기 위해 부득이 중대결단을 내리겠다는 최후통첩도 함께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의 의지와는 다르게 어제로 엿새가 지났지만 북한은 묵묵부답,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故 정몽헌 회장 10주기를 맞아 금강산을 방문한 현 회장에 대해서는 극진함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우리 정부가 아닌 현대그룹을 통해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어보자는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북한이 진정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면 다시한번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정부를 배재하고 현대그룹을 통한 우회적 접근은 오히려 북측으로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에 성의있는 답변만이 사태해결을 보다 빠르게 진행할수 있다. 정부도 북한에 대해 최후통첩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일단은 접어야 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은 남북화해를 위한 남북한이 기대하는 마지막 보루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북한의 경색된 분위기속에서 故 정몽헌 회장 10주기를 맞아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포함한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서는 故 정몽헌 회장 10주기 추모를 위해 금강산을 방문한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지난 3일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부터 추모 내용이 담긴 구두친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친서는 원동연 아태(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달했으며, 또한 아태 명의의 조화도 함께 보내왔다. 이날 오전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 임직원 38명과 북측 관계자 20여명은 금강산 정몽헌 회장 추모비에서 공동으로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식을 맞친 현 회장은 특히 이날 방북 귀환 기자회견에서 금강산 관광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금강산 관광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와 관련해 “대북 사업의 열쇠는 남북한 정부가 쥐고 있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최고 권력을 쥔 이후 처음 현대그룹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확인 이라도 하듯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는 평소 일요일보다 조금 많아 보이는 인원이 출근해 하루종일 분주히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그룹은 만약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2개월 안에 방북 관광객을 운송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가 가동되고 있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개성공단 등 대북경협사업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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