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신용 등급 떨어질 것 알고도 1천억원대 기업어음 발행

윤석금 회장 포함 웅진그룹 전·현직 임원 7명이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이원곤 부장검사)는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을 알고도 1천억원대 CP를 발행(특경가법상 사기)하고 계열사를 불법지원해 회사에 1천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윤 회장 등 회사 전현직 임원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웅진그룹 경영진은 지난해 7월 말∼8월 초 CP 발행이 어려운 수준까지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도 1천억원 상당의 웅진홀딩스 명의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웅진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포기하고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로 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룹은 코웨이 매각 포기 사실을 숨긴 채 작년 9월 또다시 198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웅진 측은 만기가 돌아온 CP를 차환하기 위해 1천억원대 CP를 발행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윤 회장은 계열사 자금 횡령 및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윤 회장은 2009년 3월께 계열사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의 법인자금 12억5천만원을 토지 매입 컨설팅비 명목으로 인출한 후 웅진그룹 초창기 멤버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해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300억원에 인수한 웅진플레이도시의 상환 전환 우선주 600만주의 가치가 제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6월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고 전환 우선주로 교환 발행해 컨트리클럽에 34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10월께에는 웅진플레이도시로부터 담보를 받지 않은 채 기존 금융권 채무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기로 약정한 후 24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윤 회장은 사실상 개인 소유인 웅진캐피탈에도 다른 계열사가 불법 지원하게 해 968억원의 배임을 저질렀다.

윤 회장은 2011년 9월 웅진홀딩스로 하여금 웅진캐피탈의 SPC인 JHW가 진 빚 700억원에 대해 자금 보충의무를 부담하고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웅진캐피탈에 웅진식품이 200억원, 웅진패스원 53억원, 웅진홀딩스 15억원 등 총 268억원을 무담보로 빌려주게 해 각 회사에 해당액 만큼 손해를 끼쳤다.

검찰은 이들의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 금액이 거액이긴 하나 사익 추구를 위한 것으로 보이진 않고 윤 회장이 2천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기업 정상화를 도모한 점, 현재 웅진홀딩스 등에 대해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 관련자들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구속 수사보다는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채권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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