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도래

1. 중국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도래

지난 7월 중순 중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센터(CNNIC)가 발표한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3년 6월 말 현재 중국의 인터넷 이용 인구는 5억 9,056만 명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인터넷 보급률은 44.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 인구는 4억 6,376만 명으로, 지난 3년 간 연평균 18.8% 증가했으며, 전체 인터넷 이용 인구 중 78.5%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모바일 네티즌인 것으로 밝혀졌다. 올 상반기에 중국 네티즌은 2,656만 명 증가했으며, 이들 중 휴대폰, 데스크톱, 노트북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한 사람의 비율은 각각 70.0%, 35.4%, 12.7%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휴대폰 네티즌’ 수는 작년 6월 3억 8,800만 명(전체 인터넷 인구의 72.2%)으로, 처음 ‘데스크톱 네티즌’ 수(3억 8,000만 명, 70.7%)를 추월한 이래 그 격차를 점점 더 벌려가고 있다. 휴대폰이 중국인들에게 최대의 인터넷 통로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모바일 인터넷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루이컨설팅(iResearch)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올 2분기에 241.9억 위안(약 4조 3,000억 원 상당)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4%, 전 분기 대비 21.2% 증가했으며, 지난 2년간 연평균 270%의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수익모델 찾기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성장 주도권은 부가서비스, 게임처럼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대가를 취하는 방식의 서비스로부터 모바일 쇼핑, 모바일 마케팅 등 이용자 규모 증가를 레버리지로 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매출을 거두는 서비스 영역으로 점차 옮아가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산업은 일반적으로 상품 개발 및 출시 단계, 가입자 규모 확대 단계를 거쳐 이익 확보 단계로 나아가는데, 중국의 경우 지금 두 번째 단계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활기는 개발자 및 어플리케이션(APP) 풀의 규모에서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아이메이컨설팅(iiMedia Research), DCCI 인터넷 데이터 센터 등 여러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중국의 APP 개발자 수는 2012년 현재 100만 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2 애플의 CEO 팀 쿡이 올 7월 사업 실적 발표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의 iOS 기반 개발자는 모두 50만 명에 달해, 미국의 iOS 개발자 수 30만 명을 능가한다. 중국 최대의 포털 바이두(百度)는 올 3월 낸 ‘모바일 응용 검색 산업 보고서’에서 중국어 버전 APP이 모두 50만 개라고 밝혔는데, 애플 스토어의 전세계 APP이 총 77.5만 개이고, 구글 플레이 상의 APP이 70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APP 마켓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자가 1억 명이 넘는 중문 앱만 해도 올 3월 현재 모두 11개에 이른다. 바이두(百度, 검색엔진), 모지톈치(墨迹天气, 날씨), 웨이신(微信, 무료 모바일 메신저), 시나 웨이보(新浪微博, 모바일 SNS), 모바일 타오바오(淘宝, 모바일 쇼핑몰), 360안전(보안 프로그램), 가오더(高德) 지도(무료 온라인 GPS, 맛집, 자동차, 쇼핑몰 추천 서비스), 메이투슈슈(美图秀秀,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 사진 보정), UC브라우저(스마트폰 브라우저), 써우꺼우(搜狗) 휴대폰 문자 입력기, 91휴대폰 도우미(APP 다운로드 지원) 등이 그것들이다.

2008년을 원년으로 삼는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산업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고성장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선진국들에 비해 보급률이 낮은 단계에서 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한 만큼 잠재고객 규모가 방대한 점이 이 산업의 빠른 신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중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고방식이 모바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공급 측면을 보면, 모바일 인터넷 산업은 산업 생태계의 전 측면에서 완전경쟁 시장에 가까운 활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최대의 채팅 서비스인 QQ를 운영하는 텅쉰(腾讯),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宝)를 필두로 거의 전 사업영역에 걸쳐 많은 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는 아리바바(阿里巴巴) 등 3대 인터넷 업체들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생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회를 이용해 자기 기술을 자본화 혹은 상품화하기 위한 개발자들의 창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모바일 인터넷 산업에 대한 간섭을 삼가면서 관련 인프라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지난 7월 중순 ‘연내 4G 주파수 할당 실시’를 재차 약속했으며, 중국 통신업계 중 가장 강력한 4G 사업 의욕을 보이고 있는 차이나모바일(中国移动)은 올 6월 중국 전역의 31개 성(省)에 걸쳐 구축될 20만 7,000개 기지국에 필요한 통신설비 입찰 공고를 내는 등 4G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수요 측면, 그 중에서도 중국인들 고유의 사고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이 이 산업의 빠른 성장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여러 영역 가운데 성장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중국의 경제적 및 사회적 환경이 ‘모바일 친화적’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모바일 SNS, 모바일 동영상, 모바일 전자상거래 등 3가지 산업의 발전 현황과 그 배경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2.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성장 배경

대규모 인구 이동

중국 유동인구(조사 시점 기준으로 비(非)호적지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인구)는 1982년 657만 명에서, 2000년 1억 229만 명으로 늘었고, 2010년에 다시 2억 2,143만 명으로 급증했다. 유동인구 중 대다수는 농민공(农民工), 즉 농촌의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다. 2012년 현재 중국 전역의 농민공은 2억 6,261만 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다수는 성(省) 별로 부여되는 호적지를 벗어나 다른 성에 있는 도시에서 돈벌이를 한다.

농민공을 포함한 유동인구에 속하는 사람들은 모바일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고향에 남은 가족들의 소식이 궁금할 때마다 웨이신(微信) 같은 모바일 SNS를 이용해 안부를 나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농민공이 푸젠(福建)이나 스촨(四川)에 사는 고향 식구들과 3G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 10분에 2~3 위안의 통화료를 물어야 하고, 이틀에 한 번 꼴로 통화를 하면 한 달에 30~50 위안이 든다. 농민공들의 휴대폰 이용 실태에 대한 각종 설문조사 결과, 90% 이상의 농민공들이 ‘한 달 휴대폰 요금으로 50 위안 이하가 적정하다’고 보는 상황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모바일 SNS는 반갑고 고마운 서비스일 것이다. 농민공들은 또한 자신이 사는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거나 생활 정보를 얻고 싶을 때도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타지에서 거주하는 생활여건 상 농민공들은 인터넷 접속 시 휴대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작년 6월 중국 인터넷 정보 센터(CNNI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접속을 오로지 휴대폰으로만 하는 사람의 비율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농민공이 41.6%로, 농민(30.8%), 학생(15.3%), 자영업자(14.6%), 전문직종(12.0%), 회사원 및 공무원(7.4%) 등 타 직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전체 농민공 중 60%를 차지하는 신세대 농민공들(주로 1980년대 이후 출생)은 스마트폰을 자주 많이 이용한다. 도시민으로의 신분 상승에 대한 열망이 크고 도시 문화에 대한 적응력이 강한 이들은 모바일 SNS 이외에, 모바일 쇼핑, 모바일 게임, 모바일 정보 검색 등의 기능도 많이 이용한다. 최근 중국의 한 신문은 ‘신세대 농민공들 가운데는 월급의 절반 가량인 월 1,000위안을 모마일 쇼핑에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현장보도를 해서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시간의 파편화

중국은 이동 시간이나 대기 시간 등 파편화된 시간이 유독 많고 긴 나라다. 이러다보니,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첫째, 중국은 통근이나 통학 시간이 유난히 길다. 중국 과학원은 2012년 11월 ‘중국 신형 도시화 보고, 2012’에서 전국 50개 주요 도시의 통근 시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베이징이 52분으로 1위, 광저우(广州)가 48분, 상하이가 47분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가 발표되자 많은 네티즌들이 ‘체감 시간에 비해 너무 짧다’며 조사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세계 최장이다. 2009년 영국의 컨설팅 업체인 리저스(Regus)가 13개 국가를 대상으로 직장인 통근 시간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42분으로 인도(39분)와 벨기에(37분), 미국(23분) 등을 제치고 수위에 올랐다. 출퇴근 때 버스나 전철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중국 직장인들에게 3G 휴대폰은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용한 기기가 되었다.

대도시 중국 직장인들의 출퇴근 소요 시간은 특히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했다. 대도시 주민들의 자동차 보유 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교통체증이 크게 악화되었다. 또한 도심 주택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거주지가 점차 직장으로부터 멀어지다 보니, 낮에는 시내의 직장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교외의 주거지로 돌아가는, 마치 철새들의 이동 행렬을 닮았다고 하여 ‘철새족(候鸟族)’이라 불리는 이들이 최근 급증했기 때문이다.

둘째, 최근 몇 년 간 도시 궤도 교통(전철과 지하철)이 빠르게 확충된 것도 모바일 인터넷 이용량을 늘린 한 가지 요인이다. 중국의 도시 궤도교통 총연장은 2000~2005년 연평균 80㎞ 증가했으며, 2006~2010년에는 177㎞, 2011년엔 283㎞ 늘어났다.3 이처럼 궤도교통 고속성장기가 3G 휴대폰 보급기와 맞물린 것이 모바일 인터넷 성장에 엑셀레이터 역할을 했다. 궤도교통의 확장은 시내 이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도 일부 발휘했으나, 그보다는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한 뉴스 검색, 모바일 동영상 시청4, 모바일 쇼핑 등 버스나 승용차 안에서 이용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이용을 가능케 한 효과가 두드러졌다.

셋째, 중국에선 길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지만 줄을 서서 보내는 시간도 많다. 인구가 많고 병원, 은행, 마트, 관공서 등 서비스 기관들의 전반적인 서비스 생산성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7년 성스(盛世)지수 데이터 관리회사가 발표한 ‘중국 은행 서비스 만족지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680명의 설문조사 대상자 중 78.2%가 ‘은행에서 자주 줄을 선다’고 답했고, ‘줄 서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대답은 1%에 그쳤다. 대기 시간은 평균 14분, 최대 40분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최근 들어서도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무선 인터넷망 커버리지 확충과 저가 스마트폰 보급

중국은 유선 통신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한 형편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조사한 2012년 현재 국가별 고정(유선) 광대역 보급률을 보면, 중국은 12.97%로 러시아(14.48%)보다 낮고, 브라질(9.17%)보다 다소 높으며, 180개 국 가운데 50위권 수준이다.5 취약한 유선 통신 인프라는 인터넷 확산을 가로막았던 결정적인 장애물이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는 통신산업 후발국인 중국에게 이런 제약을 우회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코스트가 훨씬 낮은 무선 통신 인프라의 확장을 통해 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앞당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의 3G 기지국 총수는 2009년 말 32만 5,000개에서 2011년 말 81만 4,000개, 다시 2013년 6월 95만 2,000개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통신업체가 이미 전국의 도시 지역 전역과 거의 모든 농촌 지역에 무선 네트워크를 건설해 놓은 상태다. 중국 정부는 2012년 광대역 보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수치 목표 중심의 ‘광대역 중국(宽带中国)’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유무선을 아우른 광대역 보급을 통해 광대역 이용 가구를 2012년 1억 8,100만 가구에서 2015년에 그 갑절 수준인 2억5,000만 가구로 늘린다는 것이 기본 목표이다.

대규모 인구이동과 시간의 파편화가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막대한 잠재 수요를 낳은 요인이라면, 무선 통신 인프라의 확충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의 원활한 공급을 가능케 한 공급 측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성장을 견인한 또 하나의 결정적 공급 측 요인은 값싼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다.

중국에는 1,000 위안 이하 짜리 스마트폰이 아주 흔하다. 짝퉁폰이나 중고폰의 경우 500 위안도 안 되는 물건도 꽤 많다. 바이두가 발표한 ‘2012년 3분기 모바일 인터넷 발전 추세 보고’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가운데 짝퉁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8.8%였으며, 브랜드를 식별할 수 없는 폰이 11.6%였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짝퉁폰으로 추정된다. 2013년 2분기 타오바오(淘宝)의 B2B 플랫폼인 톈마오상청(天猫商城)에서 팔린 휴대폰을 가격대 별로 보면, 1,000 위안 이하 짜리가 전체의 61%로 비중이 가장 컸고, 2,000 위안 이상 짜리는 18%에 불과했다. 중국의 ‘국가대표 휴대폰 브랜드’로 불리는 샤오미(小米)가 올 7월 출시한 TD/GSM 겸용의 3G폰의 가격은 비슷한 모델의 타사 제품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799위안이었다. 이 같은 저가 스마트폰은 농민공 등 중국의 저소득 계층을 저인망 식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 안으로 끌어들인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3. 동영상·쇼핑·SNS 등 분야별 성장 요인

(1) 모바일 동영상 시장

iResearch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은 2010~2012년 2년간 연평균 40.4% 성장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4을 좌우하는 광고 수익 역시 2010~2012년 연평균 43.5%, 올 상반기 46.0%로 비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휴대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이동 단(段))을 통해 공급되는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유효 사용시간 기준으로 2012년 8월 4.4%에서 2013년 그 갑절 수준인 8.8%로 증가했다. 매출 기준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비중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모바일 광고의 매출 성장이 PC 동영상 서비스(PC 단)에 비해 저조하기 때문이다.

중국 모바일 기기를 통한 동영상 서비스의 데이터량의 성장 속도는 매출의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최강자인 여우쿠(优酷)의 하루 평균 동영상 시청 편 수는 올 초 1억 편을 돌파한 뒤 6개월 만인 올 6월 다시 2억 편을 돌파해 조만간 PC 단 시청 편수를 따라잡을 기세다. 이동 단 시청 편수의 급증은 동영상 서비스 업계의 보편적인 추세로서, 2013년 1분기 현재 서우후(搜狐)는 30% 이상, PPTV는 30~40%, 아이치이(爱奇艺)는 40% 이상이다. 아이치이 관계자는 이동 단 시청 비중이 올 연말 7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청 시간을 보면, 이동 단이 PC 단보다 훨씬 짧은데, 여우쿠의 경우 이동 단 시청 시간 비중이 전체의 약 1/10에 불과하다. 이는 이동 단에서의 동영상 편 당 시청 시간이 PC 단에 비해 훨씬 짧기 때문이다.6 하지만 이동 단의 시청 시간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모바일 개발자 서비스 플랫폼 연맹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이용자들의 하루 평균 1인당 동영상 APP 이용 시간이 2011년의 9분에서 2012년 31분으로 늘어났고, 이용 횟수가 24% 증가했다.

중국인들의 동영상 애호는 타국과의 비교를 통해 뚜렷이 드러난다. 닐슨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분기 현재 중국인들의 경우 하루에 한 번 이상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의 비율이 54%, 1주일에 한 번 이상 보는 사람이 93%였다. 미국은 이 비율이 각각 40%와 84%였고, 한국은 26%와 82% 였다. ‘휴대폰을 이용해 동영상을 본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중국이 74%로, 미국 72%, 한국 46%보다 높았다.

이동 단 동영상 시장의 비중 확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PC를 통한 동영상 서비스는 인터넷 TV 등 비슷한 서비스들에 의해 일부 대체될 수 있지만,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대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문제는 작은 화면, 짧은 시청 시간 등 태생적 한계로 인해 이동 단의 광고 유치가 수량이나 가격 면에서 PC 단에 못 미친다는 점인데, 인터넷 동영상 시장의 중심이 이동 단으로 점차 움직일 경우 이 문제도 점차 개선되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보이스 오브 차이나(中国好声音)’의 유일한 이동 단 공급업체인 서우후는 올 상반기에 샤넬, GM 등으로부터 이미 1,000만 위안 이상의 광고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계에서는 2013년을 ‘모바일 동영상 상업화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TV 컨텐츠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과 자체 제작 컨텐츠의 인기

가전업체 롄상(联想)이 최근 발표한 ‘중국 신매체 시청 발전 보고(2013)’에 따르면, 베이징 지역의 TV 시청률은 2009년 70%에서 2012년 30%로 떨어졌으며, 주 시청자 연령은 40세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다른 조사에 의하면, 상하이 지역의 시청률은 이미 27%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인들이 TV를 멀리하고 있는 이유는 TV에서 방영되는 컨텐츠를 휴대폰, PC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해 보거나, TV 컨텐츠를 버리고 다른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 혹은 둘다일 것이다. 2013년 5월 구글과 IPSOS가 공동 발표한 ‘중국 도시 스마트폰 사용자 조사 연구’에 따르면, ‘TV를 포기할지언정 스마트폰은 포기할 수 없다’는 사람의 비율이 60%로 2012년 54%보다 많아졌다. 같은 질문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27%, 미국인들은 3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이 중국에서 TV의 지위를 위협하는 새로운 컨텐츠 캐리어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TV가 인기를 잃고 스마트폰이 부상하는데는 푸시(Push) 요인과 풀(Pull) 요인이 있다.

먼저 푸시 요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이 TV 컨텐츠에 대한 중국 정부 당국의 규제다. 미디어 컨텐츠에 대한 심사와 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국가라디오영화TV총국(광전총국)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 드문 세밀하고 엄격한 규제로 유명하다. 일례로 광전총국은 지난 2011년 ‘과도한 오락화와 저속화 경향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34개의 위성 채널(한국의 지역방송국에 해당)의 오락 프로그램 수를 채널 별로 1주일에 2개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적이 있다. 2012년 2월에는 ‘황금시간대(오후 7~10시)에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고, 외국 프로그램 방송 시간을 하루 방송 시간의 25%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규제를 가했다. 올 7월에는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난 점에 주목해, 해당 유형의 프로그램에 대한 총량 제한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공중파 TV에 대한 이 같은 촘촘한 규제들로 인해 시청자들은 TV에 등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동 동영상 업체들을 포함한 온라인 미디어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게 최근 중국 미디어 업계의 흐름이다. 일례로, 중국 온라인 미디어 업계 수위권 기업인 PPTV는 2011년 말 한국 공중파 방송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기존 중국 TV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한류 프로그램을 별다른 제약 없이 공급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보이스 오브 차이나(中国好声音)’나 ‘나는 가수다(我是歌手)’와 같은 오디션이나 경연 프로그램의 시청자 중 30% 이상이 이동 단 시청자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총량 규제는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 막대한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풀(Pull)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동영상 사이트의 고유 컨텐츠다. 수년간 치열한 판권 다툼을 벌인 뒤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들은 컨텐츠(단편영화, 드라마 등) 자체제작으로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여우쿠가 2010년 제작해 2주간 1,000만 건이나 조회된 ‘라오난하이(老男孩)’는 ‘최초의 웨이영화(微电影)’라는 평가를 받았다.7 이 회사는 2013년 초까지 총 217편의 영화를 제작했는데, 총 조회 수는 10억 건이 넘는다. 여우쿠가 2008년 제작하기 시작해 현재 시즌 4가 방영 중인 드라마 ‘힙합4중주(嘻哈四重奏)는 누계 조회 수가 2억 건에 이르는 ‘중국 최초의 진품 인터넷 드라마’로 인정받고 있다. 러스왕(乐视网)이 올 초 자체제작한 인터넷 드라마인 ‘네 아이를 가졌어(我怀了你的孩子)’는 조회 수가 3억 건에 이르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러한 자체제작 컨텐츠는 해당 사이트에서만 공급되며,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동영상 고객 저변을 넓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컨텐츠

중국에서 대부분의 모바일 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동영상 컨텐츠 역시 일반적으로 무료로 제공된다. 이는 가장 최근에 등장한 신흥산업인 모바일 산업이 ‘선(先) 고객 확보-후(後) 이익 실현’이라는 장기전략 하에서 선택한 방법이었다. 오랫동안 무료 서비스에 익숙해진 중국 네티즌들의 무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업계가 거부할 수 없었던 탓도 있다. 무료 서비스 모델은 중국 온라인 업체들이 빠른 시간 안에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도록 했지만, 산업의 볼륨이 커진 지금에 와서는 수익모델을 찾기 어렵게 하고 만성적자가 이어지게 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우쿠, 아이치이, 서우후 등 일부 동영상 사이트들이 거액으로 판권을 구입한 일부 외국 영화 컨텐츠에 대해 유료화를 시험적으로 도입해 봤지만,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객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국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이다. 중국에선 굳이 회원 가입을 하고 로그 인을 하는 번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모든’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비(非)회원과 회원 간의 차이는 단지 본 영상을 보기 전에 광고를 보느냐 안 보느냐에 있다. 비회원은 1분 가량의 시작 광고와 중간 광고를 봐야 하고 건너뛰기를 할 수 없으나, 회원은 광고 없이 곧바로 본 영상을 볼 수 있다.8 PC 단과 이동 단 간에는 이용방식 상의 차이가 전혀 없다.

대다수 중국인들은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먼저 광고를 본 뒤 자기가 보고 싶은 동영상을 보는 방식을 선택한다. Google과 IPSOS의 조사에서 ‘모바일 동영상 광고에 주목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한국은 87%, 미국은 89%였으나, 중국은 97%로, 조사 대상 46개국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컨설팅 업체 밀워드브라운이 올 5월 발표한 조사에선, 75%의 중국인들이 ‘동영상 광고가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동영상 광고를 배격하지 않으며, 오히려 유익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모바일 쇼핑 시장

모바일 쇼핑은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산업의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생장점이다. 이관즈쿠(易观智库)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중국 모바일 쇼핑 시장의 총매출은 600.5억 위안으로, 미국 동종업계의 약 1/3, 한국 동종업계의 6.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1~2012년 중국 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률은 488.7%로, 미국(81%)은 물론 한국(183%)에 비해서도 높아, 이 시장에서 중국의 미국 추격과 한국과의 격차 벌리기는 앞으로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9

모바일 쇼핑의 세부업종 중에서는 퇀거우(团购, 공동구매) 시장의 급성장이 주목된다. 제3자 결제 서비스 업체인 즈푸바오(支付宝)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모바일 기기를 통한 생활 서비스 퇀거우 거래가 전년보다 27배나 증가했다. 모바일 매출이 전체 퇀거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섰다. 모바일 퇀거우의 폭발적 성장세는 따중뎬핑왕(大众点评网) 등 LBS(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서비스 구매 가이드 앱의 인기와 현장에서 이뤄지는 무선 지불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어우러진 결과다.

현재 모바일 쇼핑 시장의 구도는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구도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타오바오, 징둥(京东), 텅쉰, 판커청핀(凡客诚品) 등 주요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쇼핑몰을 개설했으며, 모바일 쇼핑 매출 순위도 온라인 쇼핑몰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 쇼핑 플랫폼에서는 소품, 의류, IT기기 등은 물론, 가전제품,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까지 취급되고 있어, ‘아파트 빼놓고는 다 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 전자상거래 연구센터는 ‘2012~2013년 중국 소셜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 보고’에서는 2012년 현재 모바일 쇼핑 이용자들을 5,544만 명으로 집계했는데, 이는 2011년의 2,347만 명에서 136% 증가한 것으로, 당시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13.2%에 해당한다.

중국 모바일 쇼핑 시장 내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몰인 타오바오(淘宝)의 경우 2012년 말까지 모바일 플랫폼인 ‘무선 타오바오’의 누적 방문자 수가 3억 명을 넘어섰으며, 그 중 거래를 성사시킨 고객은 5,700만 명이었다. 이들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0% 성장했다.

중국에서 모바일 쇼핑 시장, 더 크게 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쇼핑정보 획득 가능성 및 정보의 신뢰성, 상품 가격의 신뢰성, 지불 수단의 안전성, A/S에 대한 기대와 실제 현실의 차이 등 제반 측면에 있어, 중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 간의 갭이 다른 나라의 소비자들이 자국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채널에 대해 느끼는 갭보다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의 태생적 약점 중 하나가 A/S 받기가 어렵다는 점인데, 중국 소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한 기대 수준이 한국 소비자들에 비해 훨씬 낮다. 따라서 한국 소비자들은 A/S 문제에 대한 우려로 온라인 쇼핑을 망설이는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적어도 A/S 문제가 마음에 걸려 온라인 쇼핑을 단념하지는 않는다. A/S 이외에 중국 소비자들에게 있어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 간의 갭을 줄여주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저렴한 가격과 가격 안정성

여러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은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과 오프라인 가격 간의 격차가 유난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온라인 상품의 가격은 동일한 제품이 오프라인에서 팔릴 때보다 20~30% 낮은 반면, 선진국들의 경우 이 가격 갭이 10~15%에 그친다. 중국의 온라인 유통시장이 빠르게 성장해온 것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업체들이 가격 면에서 최대한 성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작년 8월 온라인 쇼핑몰 가격 대 전쟁(电商大战)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가격전쟁이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중국 최대의 가전 B2C 온라인 유통업체인 징둥상청(京东商城)이 불과 수년만에 업계 최고봉에 오른 비결은 바로 ‘정품 보장’과 ‘최저가 보장’이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연구센터의 상기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54%가 ‘편리성’을, 28%가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백화점에서든 재래시장에서든 중국에선 사실상 정가(定價)가 없다. 1,000 위안(판매자)와 500 위안(구매자)으로 시작되어 한참의 입씨름 끝에 700~800 위안쯤으로 끝나는 게 중국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흥정(讨价还价)이 기본이다 보니, 내가 800 위안에 산 물건을 친구가 600 위안에 구입하는 상황, 즉 ‘뒤통수 맞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런데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은 정가제로 운영된다. 고객에게 흥정의 번거로움을 면제해 주고 가격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온라인 쇼핑 채널의 좋은 점이다. 가격 비교가 쉬운 점도 어릴 때부터 부모들에게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세 곳을 다녀보라(货比三家)’는 이야기를 듣는 중국인들에겐 온라인 채널의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온라인 구전 채널로 기능하는 ‘쇼핑 가이드’ 플랫폼

휴대폰은 쇼핑 정보의 전달 능력 면에서 한계가 뚜렷한 기기이다. ‘무얼 살까’ 하고 상품 정보를 비교할 때 시간(배터리 용량)과 공간(디스플레이 크기) 상의 제약에 부딛히기 때문이다. 정보 검색 및 비교 면에서 PC 단에 뒤지고, 개별 제품에 대한 정보의 구체성 면에서는 오프라인 채널에 뒤진다.

하지만 중국에선 이런 제약이 모바일 쇼핑 이용자 증가에 결정적인 장애요인은 아니다. 정보를 정리해 주고 제품을 선별, 추천해 줌으로써 이 같은 시간 및 공간 상 제약을 상쇄시켜 주는 모바일 플랫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커우다이꺼우우(口袋购物)와 따중뎬핑(大众点评)이다. 커우다이꺼우우는 옷, 핸드백, 가방, 신발, 가전제품 등 제품들의 가격을 비교해 주는 것을 기본 서비스로 하고 있으며, 따중뎬핑은 식당, 영화관, 카페, 노래방, 호텔 등 업체들의 위치와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기존 이용자들의 평가에 기반해 랭킹을 매겨주는 플랫폼이다. 2011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커우다이꺼우우의 회원은 올 6월 현재 1,500만 명이며, 그 중 300만 명의 계정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런 쇼핑 가이드(다오꺼우, 导购) 플랫폼은 제품 및 서비스 별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어, 그 수효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한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오꺼우 서비스는 구전 효과를 지렛대로 활용해 중국 모바일 쇼핑의 폭발적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여러 조사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구전 효과에 대한 신뢰도가 유난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맥킨지의 ‘2010년 중국 소비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에게 정보 원천별 신뢰도를 질문한 결과, 구전 정보가 89% 가장 높았고, 상점 내 광고 68%, 온라인 정보 56%, TV 광고 53% 등이었다. 다오꺼우 서비스가 사실상 온라인 구전 채널로 기능하면서 지난 2~3년간 온라인 정보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 안정성을 담보해 주는 제3자 결제 수단

일반적으로 온라인 쇼핑의 취약점 중 하나가 결제의 안정성이다. 실물을 보지 않은 채 컴퓨터나 휴대폰 화면 상의 제품 정보를 토대로 구입을 결정한 경우, ‘대금은 지불했는데 상품이 배송되지 않거나 배송된 물건이 하자가 있어 반품을 해야 하는데 환불이 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에스크로(escrow) 서비스인데, 구매자의 결제대금을 제3자가 예치하고 있다 배송이 정상적으로 완료된 후 판매자에게 지급해 주는 거래 장치를 의미한다. 이 서비스는 중국에서는 ‘제3자 결제’라고 불리는데, 이 거래 방식이 전체 거래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PC 단에서는 60%, 이동 단에서는 80%에 이른다. 2012년 이동 단의 제3자 결제 시장 규모는 1,511.4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89.2%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PC 단+이동 단) 제3자 결제 시장 성장률 54.2%보다 훨씬 높다.

제3자 결제 시장의 최강자는 아리바바가 2004년 시작한 지푸바오(支付宝) 서비스인데, 올 2분기 현재 전체 제3자 결제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지푸바오는 2012년 이동 단 거래 금액이 전년 대비 546% 증가했으며, 이용자 수가 223% 늘어나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푸바오는 올해 6월 지푸바오 계좌에 남아 있는 금액을 투자 계좌로 넘겨 MMF 등에 투자하는 아이디어 상품인 ‘위어바오(余额宝)’를 출시해 현재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10

(3) 모바일 SNS 시장

iResearch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SNS이용자 수는 올해 1분기 현재 4억 3,000만 명으로, 전체 네티즌 중 94.1%에 달한다. 이용자 수 증가율은 올 1분기에 7.4%로,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SNS 서비스 이용의 중심은 PC 단에서 이동 단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올해 5월과 작년 8월 사이에 단말 별 이용 시간 변화를 비교해 보면, PC 단은 34.3% 줄어든 반면, 이동 단은 77.7% 증가했다.

iResearch 통계에서 SNS 는 좁은 의미의 SNS (중국판 facebook이라 할 수 있는 런런왕(人人网), 카이신왕(开心网) 등) 이외에 웨이보(微博, 중국판 twitter), 보커(博客, 중국판 미니 블로그), 커뮤니티 서비스(社区) 등을 포함한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이 SNS와 웨이보인데, 전체 이용자 가운데 PC 단 이용자 비중이 각각 74%와 59%로, 둘 다 아직까지는 PC 단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중국 SNS 중 최대 스타인 웨이신(微信)은 2013년 5월 한 달 간 이용 시간이 4.4억 시간으로, 2012년 8월 1.3억 시간의 2.5배로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두 번째로 이용 시간이 많은 웨이보는 올 5월 이용시간이 1.7억 시간으로 작년 8월 대비 49.3% 증가했다. 웨이보는 갈수록 사회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에 주목한 중국의 각급 정부기관들이 활발하게 계정을 개설하고 있다. 작년 말까지 관방 웨이보 계정이 17만 개에 달하여 1년 전에 비해 2.55배 늘었다.

중국인들은 여러 측면에서 SNS의 파워 유저들이다. 2012년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휴대폰 사용자 중 58%가 매주 한 번 이상 스마트폰을 통해 SNS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이 비율은 43%였다. 또한 중국인들이 여러 개의 SNS 계정에 중복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13년 중국 신매체 발전 보고’에 따르면, 회원 수가 1, 2위인 시나(新浪)웨이보와 텅쉰(腾讯)웨이보 간 회원 중복도가 57%에 이른다.11 한두 개 계정에 집중하는 한국인이나 미국인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중국인들이 SNS를 즐겨 이용한다는 점 이외에, SNS 플랫폼이 동시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처음에 서로 다른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하다 보니 나타나게 된 현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경꾼 문화’와 ‘선사후인(先事后人)’

SNS는 중국인들과 궁합이 잘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으레 부딛히곤 했던 심리적 장벽을 SNS가 간단히 없애주었고, 이것이 중국에서 SNS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문화적 배경이다.

“깨알같이 작은 일이라도, 몇 명만 둘러싸고 지켜보면, 순식간에 사람이 불어난다. 심지어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한다. 중국 사람들은 이렇게 ‘보는(看)’ 과정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루쉰(鲁迅)이 1921년에 발표한 소설 ‘아큐정전(阿Q正传)’에 나오는 구절이다. 옛적부터 중국인들은 ‘구경꾼 문화’(看客文化)가 강한 사람들이었다는 걸 짐작케 한다.

평소 소극적이고 보수적이어서 남과 소통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뭔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둘 만한 일이 생기면 대번에 모여들어 구경꾼 무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중국인들은 대체로 단순히 구경만 하지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진 않는 성향이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구경꾼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에 개입하는 한국인들과 많이 다르다. 또한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외견상 일본인들과 비슷하지만, 개입하지 않는 이유는 서로 다르다.

단순화시켜 말하면, 일본인들은 내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나라는 낯선 이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느끼는 불편함을 우려하여 개입을 하지 않지만, 중국인들은 내가 선의로 개입을 하더라도 남들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거나 이런 저런 번거로운 일(예를 들어 병원이나 경찰서에 출두하여 목격자 진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 연루되는 것을 꺼려 개입을 하지 않는다.

12 현대에 들어와 사회주의 통제 체제 하에서 살게 되면서 중국인들의 이러한 구경꾼 문화는 더욱 굳어졌다. 가까운 사람들의 고발로 평소의 사소한 언행이 죽음과 유형의 빌미가 되었던 ‘문화대혁명’ 시기(1966~76년)는 ‘나서 봤자 나만 손해’라는 교훈을 각인케 한 뼈저린 경험이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 상의 뉴스나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이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적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중국 특유의 엄격한 언론 통제와 검열 시스템도 이런 소극적 구경꾼 문화를 강화해온 사회적 배경이다.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해 201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확산된 SNS는 오랫동안 이런 소극적 구경꾼 문화를 조장해왔던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SNS의 ‘리트윗(转发)’은 메시지를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중국인들의 구경꾼 기질에 적합한 참여 방식이다.

정보 생산과 확산이 다발적이고 전파 속도가 빨라 사실상 검열이 불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SNS의 특성도 중국인들의 SNS 이용량을 늘린 요인이다.

SNS는 이 같은 ‘현장에 대한 참여’를 수월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맺기와 교류도 원활하게 해줬다. 중국의 SNS 중 꽤 인기 있는 것이 낯선 사람 사귀기 서비스다. 웨이신 기능 중 하나인 야오이야오(摇一摇)가 대표적이며, 모모(陌陌), 미랴오(米聊) 등은 이를 전문적으로 구현한 서비스다. 야오이야오는 말 그대로 휴대폰을 몇 차례 흔들면 일정거리(대개 1,000m) 이내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이다. 전형적인 SoLoMo(social+local+mobile)모델이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수년 전에 출시되었으나, 호응을 받지 못하고 퇴출되었던 이런 서비스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람 사귀기를 어려워하여 일을 매개로 해서만 친구를 사귀는 선사후인(先事后人)의 습성이 강한 중국인들에게 잠재된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주로 도시의 젊은 농민공 같은 유동 인구가 많이 이용했으나, 요즘 들어 점차 상업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을 받을 때 느끼는 불편함을 우려하여 개입을 하지 않지만, 중국인들은 내가 선의로 개입을 하더라도 남들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거나 이런 저런 번거로운 일(예를 들어 병원이나 경찰서에 출두하여 목격자 진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 연루되는 것을 꺼려 개입을 하지 않는다.12 현대에 들어와 사회주의 통제 체제 하에서 살게 되면서 중국인들의 이러한 구경꾼 문화는 더욱 굳어졌다. 가까운 사람들의 고발로 평소의 사소한 언행이 죽음과 유형의 빌미가 되었던 ‘문화대혁명’ 시기(1966~76년)는 ‘나서 봤자 나만 손해’라는 교훈을 각인케 한 뼈저린 경험이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 상의 뉴스나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이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적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중국 특유의 엄격한 언론 통제와 검열 시스템도 이런 소극적 구경꾼 문화를 강화해온 사회적 배경이다.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해 201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확산된 SNS는 오랫동안 이런 소극적 구경꾼 문화를 조장해왔던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SNS의 ‘리트윗(转发)’은 메시지를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중국인들의 구경꾼 기질에 적합한 참여 방식이다. 정보 생산과 확산이 다발적이고 전파 속도가 빨라 사실상 검열이 불가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SNS의 특성도 중국인들의 SNS 이용량을 늘린 요인이다.

SNS는 이 같은 ‘현장에 대한 참여’를 수월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맺기와 교류도 원활하게 해줬다. 중국의 SNS 중 꽤 인기 있는 것이 낯선 사람 사귀기 서비스다. 웨이신 기능 중 하나인 야오이야오(摇一摇)가 대표적이며, 모모(陌陌), 미랴오(米聊) 등은 이를 전문적으로 구현한 서비스다. 야오이야오는 말 그대로 휴대폰을 몇 차례 흔들면 일정거리(대개 1,000m) 이내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이다. 전형적인 SoLoMo(social+local+mobile)모델이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수년 전에 출시되었으나, 호응을 받지 못하고 퇴출되었던 이런 서비스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람 사귀기를 어려워하여 일을 매개로 해서만 친구를 사귀는 선사후인(先事后人)의 습성이 강한 중국인들에게 잠재된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주로 도시의 젊은 농민공 같은 유동 인구가 많이 이용했으나, 요즘 들어 점차 상업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다. CNNIC의 작년 6월 조사에 따르면, 오로지 휴대폰으로만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비율은 농촌지역(乡村)에서 26.2%로, 도시 지역(城镇) 11.2%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현상은 3, 4선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즉, 오프라인 매장의 침투 속도보다 모바일 쇼핑 시장이 더욱 빠른 속도로 이들 저선(底线)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오프라인 매장 진출과 함께 모바일 쇼핑 채널에 대한 판매 비중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모바일 광고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여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모바일 광고에 대한 수용도와 주목도가 전세계 각국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여우쿠의 관계자는 ‘2013년에 광고주들은 TV 광고 예산의 약 6%를 온라인 동영상 쪽으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셋째, 모바일 SNS의 방대한 이용자 유량을 마케팅에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는, SNS 플랫폼에 계정을 만들고 고객들과 양방향 소통을 꾸준히 진행함으로써, 기업 및 제품 이미지를 개선하는 노력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구전효과가 대단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에 착안해 SNS를 통한 창의적인 제품 판매 방법도 연구해볼 만하다. 작년 12월에 있었던 샤오미(小米)와 시나웨이보의 ‘SNS+온라인 전자상거래’ 모델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샤오미는 2012년 12월 시나웨이보와 손을 잡고 ‘샤오미2’ 휴대폰 5만 대에 대한 선착순 예약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시나웨이보의 샤오미 웨이보 계정에 접속해 샤오미2 구매 예약을 하고 프로모션 소식을 리트윗하면, 21일 자정에 시작하는 선착순 판매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휴대폰을 구입하지 못한 예약자 중 20명을 선정해 무료로 휴대폰을 나눠주는 행사였다. 이틀 만에 130만 명이 구매 예약을 하고 233만 명이 리트윗에 참여했다. 13 이번 행사를 위해 준비된 샤오미2 휴대폰 5만 대는 행사 개시 후 5분 14초만에 모두 팔렸다. 샤오미는 또 다시 올 8월 12일 텅쉰과 손 잡고 신형 스마트폰 ‘훙미(红米)’ 10만 대를 텅쉰의 QQ과 샤오미 홈페이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첫 발매할 예정이다. 네티즌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적은 코스트로 많은 매출을 거둔 샤오미의 웨이보 마케팅은 SNS의 마케팅 잠재력을 극대화한 사례로 충분히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이철용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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