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선 검찰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기소할 때 증빙자료로 일부 공개한 CCTV 동영상 자료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이 동영상은 작년 12월 16일 밤 경찰이 '비방 댓글이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127시간 동안 서울청 디지털증거분석실 요원들이 국정원 여직원의 컴퓨터를 갖고 삭제된 파일을 복구해내는 작업 등을 촬영한 것이다. 그동안 야당은 이 동영상을 "축소·은폐의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16일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녹화영상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날도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청문회장에서 이 동영상 일부를 틀었다. 분석관들이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라는 글에 (아이디) 포탈리콜이 추천을 했다"는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이 의원은 "여기서 '포탈리콜'은 국정원 여직원이 사용한 여러 개의 아이디 중 하나"라면서 "김 전 청장이 결국 수사 결과를 은폐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 등도 "청장님이 지시한 거 아닌가요?" 등 분석관들의 또 다른 대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틀면서 "결국 경찰은 작년에 국정원 여직원의 정치 개입 댓글을 확인하고도 '비방 댓글이 없다'고 허위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127시간의 동영상 곳곳에 바로 은폐·축소의 증거들이 남아있다"고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교묘한 짜깁기"라며 반박했다. 김진태 의원은 "당초 검찰이 내놓은 발췌 자료에는 분석관 2명이 '문서 했던 것을 다 갈아버려', '네… 싹 다?'라면서 증거자료를 없애려는 대화를 나눈 것처럼 정리돼 있었지만,

실제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문서 쓸데없는 것들 다 갈아버려'라는 말을 줄인 것"이라며 "결국 검찰이 공소내용에 맞게 의도적으로 짜깁기했다"고 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은 이날 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앞서 공개한 동영상에 대해 문맥이 완전히 다르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전 청장도 동영상 내용에 대해 "짜집기"라며 "당초 내가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CCTV가 있는 진술실에서 관련 조사를 진행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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