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간 실무접촉이 23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생사 확인을 북측에 요청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양측의 전체회의가 종료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생사 확인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제안은 이번 적십자 실무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인도주의적 사안 논의를 위한 적십자 실무회담의 상설화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역시 양측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 및 주소 교환, 서신 교환 등을 이어가며 상봉을 정례화 하자는 의견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실무접촉 첫 전체회의를 오전 10시 시작해 40여분간 진행했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의 상봉단 규모, 상봉 시기, 화상 상봉의 시기 등에 대해 각기 정리해 온 입장을 문서형태로 교환했다.

양측은 상봉단의 규모와 상봉 장소를 놓고 다소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양측이 기조발언과 문서 교환으로 서로의 입장을 전달한 뒤 서로의 안에 대한 입장 표명 없이 오전 전체회의를 종료했다"며 "각기 논의를 거쳐 오후 회의에서 의견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로 나선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이날 실무접촉 시작에 앞서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과 짧은 인사말을 나눴다.

박 중앙위원은 "북과 남의 적십자인들이 이번 실무접촉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실행위원은 이에 "오늘이 더위도 물러가는 처서라 하는데 마침 비도 와서 시원하다"며 "오늘 실무접촉에서 만족할 만한 좋은 성과를 내서 이산가족뿐이 아닌 온 국민이 시원해질 수 있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박 중앙위원은 다시 "얼마 전 보내오신 통지문에서 북남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혔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을 알고 있다"며 "개성공업지구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도 타결한 만큼 적십자 실무회담도 성과를 내도록 하자"고 답했다.

이 실행위원은 "남북 대화가 시작된 1970년대 적십자 회담이 가장 먼저 이뤄지고 가장 많은 성과를 냈다"며 "현재 남북관계 상황에서 적십자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제일 많을 것이다. 여기에서 성과를 내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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