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주택거래 촉진 유인책 될 것" 기대

정부의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이 주택 매매시장에 어느 정도의 훈풍을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6억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1%포인트 낮추고, 6억 초과∼9억원 주택의 취득세율은 2%로 유지, 9억원 초과주택은 4%에서 3%로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25일 부동산 전문가들과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취득세 영구 인하 방안이 극심하게 침체된 주택거래를 촉진하는데 상당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6억∼9억원 주택의 취득세율이 동결된 이번 인하안이 시장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도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와 업계는 정부의 취득세 인하안이 거래가 살아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며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줄 것을 주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정부의 취득세 인하안이 정해짐에 따라 시장을 관망하던 사람들이 매매수요로 일정 부분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거래절벽 상태에 놓인 수도권에서도 6억원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에 대해서는 지금도 수요가 탄탄하다"며 "취득세가 1%로 인하되면 전세금에 돈을 보태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어느 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화불량이 심각한 6억원 초과 주택이 이번 방안으로 얻는 혜택이 실질적으로 없는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취득세 인하안 발표부터 시행 시기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언 유앤알코리아 컨설팅 대표 역시 이번 취득세 인하안으로 6억원 이하의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거래가 상당히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그러나 "6억원 이하 주택에만 취득세를 1% 낮추고, 6억∼9억원 주택의 취득세를 현행과 똑같이 유지한 것은 시장의 기대보다는 약한 것"이라며 "6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 지역의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전세가 비율이 65∼70%에 달하는 중구, 종로구, 서대문구 등은 집값이 더이상 안떨어진다는 확신만 심어주면 매매로 돌아서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 공백을 막기 위해서 국회가 정부안을 빨리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는 취득세 인하안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더 뚜렷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앞서 3억원 미만 주택에 대해서만 취득세를 1%로 낮춘다는 방안까지 거론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검토된 정부안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며 "6억원 이하라는 기준에 거의 대다수 주택이 포함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취득세 인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 정부 부동산정책의 전체적인 방향이 잡힌 것에도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촌의 K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도 중소형 주택은 신혼부부 등이 생애최초 대출상품을 이용해 당초 전세금에다 돈을 보태 집을 사는 경우가 있다"며 "취득세 인하 방침으로 매매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서울 성동구 W공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취득세 한시 감면으로 9억원 이하 주택의 거래가 많았는데 취득세 인하가 종료된 후엔 거의 '올스톱' 상태였다"며 "앞으로 매매거래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취득세가 동결된 6억∼9억원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권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정부안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잠실의 J부동산 관계자는 "이 지역은 6억∼9억원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혜택은 없는 셈"이라며 "9억원 미만의 주택에 대해서도 상반기처럼 취득세를 1%로 낮추면 매매 수요가 더 늘어나 전세 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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