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 대전 돌입… 양도세 면제 혜택 있어

23일 전국 10곳에서 건설사가 모델하우스를 열고 올 하반기 가을 분양에 돌입했다. 지역 주택조합 분양 물량 등까지 합하면 다음 주까지 아파트 1만가구 가량이 일제히 공급될 전망이다.

주택시장은 현재 전세난과 거래 침체가 겹치면서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분양이 시작된 만큼,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분양 성적을 통해 소비자들이 향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날 서울에서는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 현대산업개발·GS건설 등 4개 대형건설사가 1702가구 규모 '왕십리1구역 텐즈힐' 아파트 분양을 시작했다. 경기도에서는 삼성물산이 용인 수지구와 부천 중동에서 '래미안' 아파트를, 현대산업개발이 수원에서 1152가구 규모 대단지 '아이파크시티 3차' 공급에 나섰다.

지방에서는 우미건설이 광주전남혁신도시에서 '우미린' 아파트 1078가구 분양에 나섰다. ㈜효성도 울산 중구에서 '해링턴플레이스' 412가구를 공급한다.

올가을 분양 시장에서는 최근의 전세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급등해 집값의 70%에 육박하는 곳이 속출하면서, 전세난에 시달린 일부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전세금이 단기간 크게 오른 지역의 경우 새로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6월 말 취득세 감면이 끝난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4·1 부동산 대책에서 나온 양도세 면제 조치가 연말까지 계속 적용되는 것도 분양 아파트가 갖는 장점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금이 계속 오르면서 이미 수도권 일대에서 저렴한 급매물을 중심으로 주택 구매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의 입주 10년 된 '진산마을 삼성5차'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전용 84㎡가 2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 같은 크기 아파트 전세금은 호가가 2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집값 3억8500만원(6월 실거래 매매가 기준)의 70% 수준이다.

인근에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분양에 나선 삼성물산 이재만 분양소장은 "전세금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사전 분양 상담 때 참석한 사람의 절반 가량이 인근 세입자였다"며 "용인 일대에 새 아파트가 귀한 만큼 전세난을 피해 분양을 받는 수요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분양 시작한 주요 아파트 단지.
더위가 잦아들고 휴가철이 끝나는 9월부터는 매주 모델하우스 개관이 이어지며 분양이 본격화한다. 9~11월에만 전국 89곳에서 7만775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물량이 이 중 3만7544가구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상반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들어서는 위례신도시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선다.

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다.

8월 말 정부가 취득세율 영구 인하 조치를 확정 지으면 심리적으로 분위기가 호전돼 분양시장에도 또 한 번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9월 정기 국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완화 조치가 통과될지 여부도 하반기 분양 성적을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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