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체제, 美의 남한 분할통치전략"…여야 "과대망상"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그려온 '장밋빛' 집권전략이 2일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을 통해 드러났다.

체포동의안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서 열린 '진실승리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2014년 광역, 2016년과 2020년 총선에서 제일 진보인 야당을 구성하고 2017년이야말로 진보집권시대의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올리자는 전략적 방향을 세운 바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민주당을 제치고 제1야당의 위상을 확보한 뒤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집권 시간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특히 "(의석수) 13석 돌파로 제3세력으로서 기존 양당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새로운 진보군을 형성했다"며 작년 4·11총선을 계기로 '집권플랜'이 본격화했음을 강조했다.

이런 발언들은 이 의원이 지난 5월 'RO(혁명조직)' 조직원들을 상대로 대한민국 국회를 '혁명 투쟁의 교두보' 또는 '계급투쟁의 최전선' 등으로 규정했다는 체포동의안의 내용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사실상 사문화된 개념인 혁명·반혁명 또는 미(美) 제국주의 등의 관점에서 현 정치지형을 평가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는 '새누리-민주 양당체제'를 "미국 제국주의의 남측 분할통치 전략"이라고 평가했고, 작년 총선 직후 통합진보당 분당으로 이어졌던 '비례대표 경선부정 사태'에 대해서는 "혁명과 반혁명세력의 치열한 전쟁"으로 규정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인사들은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어린이들이 우주전쟁을 꿈꾸는 것 같은 과대망상 환자를 보는 것 같다"고 촌평했고,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거의 '전국 또라이 연합' 수준 아니냐"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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