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1% 오르면 전세금이 0.7%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택 거래가 늘어 집값이 오르면, 전세 수급 조절과 전세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은 6일 ‘전세시장 동향과 정책방향’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지방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8개 지역에서 매매가격 변화가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감정원의 전세금 추정모형에 따르면, 매매가격이 1% 상승할 경우 전세금은 0.7% 올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경우 매매가격이 1% 오르면 전세금은 0.4~0.5% 올랐고, 지방은 0.9~0.98% 상승했다.

박기정 감정원 연구원은 “매매가격이 오르면 전세금이 상승하는 인과관계가 있었지만, 전세금이 오르면 매매가격이 오르는 관계는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즉 매매시장이 활성화할 경우 전세 시장 수급 조절과 전세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기 국회에서 4.1대책 후속법안과 8.28 전월세안정화 방안이 통과될 경우 전세 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세금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인 전세금 대출 이자가 오르면 전세금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에 따르면 이자율이 1% 오르면 전세금은 0.15% 하락했다. 수도권은 이자율이 1% 오를 때 전세금이 0.2~0.5% 내렸다. 다만 지방에서는 이자율이 전세금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억5708만원이고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67.4%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금 대출은 6월말 기준 71만건으로, 작년보다 22.8% 증가했다. 잔액은 2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9% 늘었다.

이밖에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경우 집 주인은 연 2.3~3.3%의 순 차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8월 한국감정원의 ‘월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월세 이율은 8개 시·도 평균 연 9.96%에 달했다. 서울은 연 7.08%였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3.73%보다도 최고 6%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박기정 연구원은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월세를 주면 연 3% 가까운 수익을 남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세 물건이 월세 매물로 계속해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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