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 김포국제공항



하늘에 대한 꿈은 높은 산과 넓고 푸른 바다, 그리고 바람과 구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처음 하늘을 날았던 기쁨을 기억하는가. 그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길이 열리는 체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많은 서울 시민들에게 처음 그 체험을 안겨준 곳, 김포국제공항에 다녀왔다. 김포공항은 비행기가 더욱 꿈의 세계만이 아니라 자주 드나드는 안방처럼 느껴지도록 만든 일등공신이다.

김포공항은 어떤 곳인가?

한국 공항의 역사는 1920년 가을, 당시 경기도 시흥군 여의도에 개설된 육군 간이비행착륙장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1924년 정식 비행장으로 승격되어 민간항공기와 군항공기가 공동으로 이용하게 됐으며, 광복 후부터 민간비행장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1922년 12월 모국 방문 기념 비행을 완수한 안창남이 한국인의 기개를 떨친 한국인 최초 비행사로 기록된 것도 이즈음이었다. 곧이어 최초 민간항공사인 대한국민항공사(KNA)가 여의도 비행장에서 첫 취항을 시작하였다. 잦은 장마와 홍수로 인하여 공항의 기능을 김포로 이전하면서 여의도는 군전용비행장으로 사용되다가 개장 54년 만에 폐쇄됐고 그 이후 여의도광장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나 대규모 집회장소로 사용되다 지금은 시민들의 안식처인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그리고 김포공항의 시대가 열렸다.



김포공항은 1951년 2천268×45미터 규모의 활주로를 새로 건설한 뒤 미 제5공군 전용 활주로로 사용됐던 곳이다. 1958년 3월에야 미군측과 협정을 체결하여 대통령령으로 김포공항은 국제공항으로 지정되었다. 김포공항이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시작한 것은 동시에 5대의 비행기를 정비할 수 있는 격납고를 1971년 1월에 준공하면서다.

1972년 4월은 또 한번 대한민국 최초라는 역사가 기록된 때다. 서울~로스엔젤레스 미주 노선에 대한항공 정기여객기(B747)가 취항을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1980년대에 김포국제공항이 오늘날 우리나라 제1의 관문으로 면모를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88년 2월 17일 아시아나항공의 창립을 시작으로 김포공항은 놀라운 변신을 가져왔고, 이어서 제주항공, 이스타나항공, 에어부산 등이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설립돼 발군의 변신을 노리게 됐다. 각 항공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서비스의 다양화로 선택의 폭이 전보다 몰라보게 넓어졌다.



변화의 10년, 새로운 꿈을 꾸다

그러나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김포국제공항은 2001년 3월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하면서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된다. 김포국제공항의 내력을 친절하게 설명해준 한국공항공사의 홍보실 차장으로부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김포공항의 노력에 대해 서도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한국공항공사는 1980년 5월 30일 전신이던 국제공항관리공단이 김포국제공항을 인수한 뒤 1983년부터 순차적으로 김해, 제주, 대구, 목포, 군산, 청주와 원주, 양양 그리고 무안 공항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공항에 본격적인 경영 개념을 도입한 곳이다.

김포공항 역시 세계적인 흐름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공항을 지향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문화공간과 상업시설을 겸비한 쇼핑· 레저· 의료· 문화 복합건물 스카이시티도, '싼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좋은 상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라는 컨셉의 김포공항 아울렛도 그 트렌드를 향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제선 청사는 이제 더 이상 비행 탑승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공항아울렛, 영화관, 컨벤션센터가 한 건물의 다른 층에 위치하고 있어 돌잔치, 고희연, 상견례 등 가족모임뿐만 아니라 세미나와 국제회의까지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층마다 갖춘 각종 편의시설로 탑승이나 도착할 항공기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없애기에 손색이 없었다. 아울러 한치의 오차도 없이 경찰들이 주위를 순회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임직원을 포함한 청원경찰 검색감독직 등 1914명(2009년 6월말 기준)의 직원들이 지금까지의 변신을 잘 말해주고 있다.

장애인돌보미 업무를 5년째 담당하는 박상수(29세) 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 보았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경우는 하루 20여 건 정도지만 성수기 때는 100여 건이 넘는단다. 국내선 2층 종합안내데스크에서 근무하는 박세화(25세) 씨도 만났다. “외국인들은 환한 미소로 다가와 안내를 받기 전에 고맙다는 인사말부터 꼭 하는데, 내국인들은 무작정 물어보는 경우가 있으며 대체적으로 고맙다는 인사말에 인색합니다.” 국가적인 문화의 차이에서 온 것이리라. 하지만 누구나 동등한 입장에서 배려하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의 문화에 우리도 귀기울여 봄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온 지 12년째 된 자원봉사자 나나우 미유꼬(41세) 씨도 만났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가 고향으로 1년 전부터 여기서 일주일에 세 번 하루 4시간씩 자원봉사하고 있다고 했다. 출국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분에게도 근황을 물었더니 전보다 보안검색이 강화됐다는 얘기도 들려주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하철입구에서 연결통로가 시원스럽게 뚫려 있어 편리하다는 것이었다. 1996년 지하철 5호선 개통시 지하철 출입구가 청사 외부에 있어 청사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였고 이어서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지하철 이용객이 급증해 불편이 가중됐는데 지난해 12월 말로 이 문제가 해결됐다. 그래서일까. 국내선과 국제선 가는 길목이 평탄한 길인데 자동이동통로로 훤하게 연결되어 불편함이 없었다. 공항 주변 교통이 사통팔달로 편리함을 누리기에 충분했다.



또한 동경 하네다, 오사카 간사이, 상하이 홍차오 공항을 연결하는 3개 국제노선이 현재 운항 중인데, 금년에는 나고야와 북경을 잇는 노선이 개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항공 전문지인 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공항공사의 성시철 사장이 했던 말을 인용하자면, "북경노선이 개설되면 한중일 3국 수도 간 셔틀노선(BESETO)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3국간의 명실상부한 일일생활권 구축으로 경제, 문화, 관광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꿈은 그것을 꾸는 자들의 것이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보다 가까이서 꿈을 가질 수 있음을 알았다.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시민기자/장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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