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두명 중 한명은 한국국적, 교묘하게 법망 피해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온 한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숙집 주인의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하숙집 주인이 속칭 왕게임을 강요하고, 미성년자에 음주를 강권하며, 놀이의 벌칙인 옷 벗기기와 강제 입맞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알몸 상태의 신체접촉으로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이들 학생이 모두 한국인이라는 경찰 발표와 미 언론들의 후속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애틀랜타저널(AJC)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피해 학생들이 15~18세의 한국 국적자란 사실을 공개하고, 이들이 음주 벌칙으로 옷 벗기와 키스를 강요당한 사례가 최소 4차례 이상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지 경찰 대변인을 인용해 "게임에 지면 옷을 다 벗어야 했다" 며 "주인 이씨는 피해자들이 나체 상태가 된 뒤에도 키스를 시키고 서로를 만지라고 명령했다" 고 밝혔다.

또 이씨 부부가 집에 데리고 있던 남녀 학생들은 모두 한국인이며, 피해학생 한 명이 학교 직원에게 "홈스테이 집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다" 고 불평한 것이 수사의 단초가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WSB 방송은 피해 학생이 외국인 교환 학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국내의 치열한 입시경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른바 '패러슛 키즈'(낙하산 아이들)라며 한국 교육의 실상과 조기 유학의 배경을 진단했다.

이 방송은 피해 학생들은 자식에게 미국에서 교육받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부모 때문에 미국에 왔으며, 부모들은 이들의 하숙비로만 1년에 무려 1만5천달러(1천600만원)를 지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건이 현지의 폭스, CBS, ABC 방송과 리퍼블릭, 오거스타크로니클 등 다른 유력 언론에 이례적으로 피해 학생의 국적이 공개 보도되자,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 미성년자 술 제공과 아동 성추행 혐의로 체포, 기소된 이씨 부부는 보석이 불허된 가운데 18일 정식 재판을 진행하기 위한 첫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애틀랜타 총영사관 관계자는 "용의자 부부 가운데 남편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배우자는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여서 면담을 하는 등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아동 추행 혐의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보석이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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